'장윤기 사건'으로 논란 된 향찰, 전국에 1만7000명…10년 넘게 '붙박이'
입력 2026.07.26 12:31
수정 2026.07.26 18:14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박 모 경감이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지역 유착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한 지역에 붙박이로 근무하는, 이른바 ‘향찰(鄕察)’이 전국에 1만70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윤기 부친의 경우 광주 광산경찰서에서 10년을, 이 사건에서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같은 경찰서 형사팀장은 무려 18년이나 근무했다. 이들과 같이 경찰 조직의 ‘허리’급인 경감과 경위들이 10년 이상 동일 경찰서 근무자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실에 따르면 이달 기준 동일 경찰서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찰 인력은 총 1만7130명으로 집계됐다. 계급별로 경감은 5209명, 경위는 8697명, 경사 3211명, 경장 13명 등이었다. 관련 자료는 이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았다.
한 경찰서 10년 이상 장기 근무자의 80% 이상인 1만3906명이 경찰 실무를 이끄는 경감·경위였다. 해당 계급 내에서의 향찰 비중도 높았다. 전체 경감 2만8914명 중 18%, 경위 35959명 중 24.2%가 향찰이었다.
향찰은 서울보다 지방에 집중됐다. 특히 전북, 충북 지역에 많았다.
서울경찰청 소속으로 10년 이상 동일 경찰서에서 근무한 경감 이하 경찰관은 전체 3만1302명 중 2621명(8.4%)으로 10%에 못 미쳤다.
반면 전북청은 5136명 중 1223명(23.8%), 충북청은 3954명 중 857명(21.7%)이 10년 넘게 한 경찰서에서 근무했다. 이어 충남청(21.2%), 경북청(20%), 경남청(19.1%)도 비율이 높았다. 절대 숫자로는 경남청이 142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장윤기 사건의 중심에 선 광주청의 경우 10년 이상 장기 근무자 비중이 2.6%로 오히려 적었다.
다만 장윤기 사건 수사팀장인 광산경찰서 A 경감, 장윤기 아버지인 장모 경감의 전보 이력을 보면 전형적인 향찰의 패턴을 보였다.
A 경감은 첫 근무지인 전남 장성경찰서에서 9년 3개월을 근무했다. 이후 2000년부터 2014년까지 광주 광산경찰서에서 무려 14년을 근무했다.
이후 2014년 광주 북부경찰서로 옮겨 2022년까지 8년 근무한 뒤 경감 승진과 함께 다시 광산서로 돌아와 2022년까지 4년 5개월간 일했다. 광산서 근무기간만 따지면 18년에 달하는 전형적인 향찰이다.
장윤기 부친인 장 경감은 1999년∼2009년 광주 북부서에서 근무하다 2년간 기동대 생활을 하다 다시 북부서로 돌아와 2011년∼2015년까지 근무했다.
광산서 소속으로는 2015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는 10년 넘게 일했다.
두 경감이 같은 경찰서에서 함께 근무한 이력은 2014년 북부서, 2022년~2025년 광산서 소속일 때였다. 다만 경찰 측은 둘의 부서가 겹치지는 않았다고 했다.
향찰은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지방에서 장기간 근무하면 지역 유력 인사 및 주변 주민들과 친분을 맺고 ‘형님 동생’ 사이로 지내거나 ‘한 다리 건너면 아는 사이’가 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는 선기능만 본다면 지역 사정을 잘 알아 주민들에게 친숙한 경찰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치안 안정에도 기여하는 면이 있지만, 지인이나 지인의 가족이 수사에 엮일 경우 봐주기 수사나 정보 유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향찰이 논란이 되면서 경찰정이 ‘순환인사제 확대’ 방안을 내놓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반발이 이는 실정이다. 자녀 교육이나 주거 문제 등 생활 기반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반발로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