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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 2분기 경제성장률 -3.2%…금융위기 후 최저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입력 2020.09.01 10:57
수정 2020.09.01 10:57

하반기 분기 평균 1.3% 성장해야 연간 -1.3% 성장 가능

거리두기 2.5단계로 '비관 시나리오' 간다고 볼 수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수출 타격으로 29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우리나라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3.2%를 나타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2008년 4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7월 발표된 속보치보다는 0.1%포인트 상향 조정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 상황은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3.2% 감소했다. 속보치(-3.3%)보다는 0.1%포인트 상향 조정됐으나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6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이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고꾸라지면서 성장률에 큰 타격을 입혔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2.7%로 속보치(-2.9%)보다 0.2%포인트 올라갔으나 1998년 4분기(-3.8%) 이후 21년6개월 만에 최악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악의 '수출 충격'에 무너진 성장률


수출은 전분기대비 16.1% 감소했다. 우리 수출이 본격 시작된 1960년대 중반 이후 역대 최악의 수준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교역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정부의 긴급 재난지원금 효과 등에 힘입어 민간소비는 1.5% 증가했다. 속보치보다도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그러나 수출 부진으로 무너진 경제성장률을 떠받치기엔 역부족이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 1.5%, 0.5% 줄었다. 정부소비도 1.1% 증가에 그쳐 1분기(1.4%)보다는 저조했다.


지출항목별 성장 기여도를 보면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9%포인트로 1분기(-2.1%포인트)에서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순수출은 -4.1%포인트로 큰 폭 내려앉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성장률이 -8.9%로 곤두박질쳐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속보치보다는 0.1%포인트 올라갔다. 도소매·숙박, 음식 등 서비스업은 1분기 -2.4%에서 2분기 -0.9%로 나아졌지만 마이너스 성장을 유지했다. 건설업은 같은 기간 0.2%에서 -0.3%로 내려갔다.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더 하향 조정됐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3.2% 감소했다.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전기대비 -2.2%로 2008년 4분기(-2.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시스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소득도 후퇴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전기대비 -2.2%로 2008년 4분기(-2.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질 GNI는 국민총소득은 국민이 일정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다만 실질 GDP 증가율(-3.2%)볻는 높게 나타났다.


실질 GDP에 그 해 물가를 반영한 명목 GDP는 전기대비 1.0% 감소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6%로 추락해 1998년 4분기(-5.0%) 이후 21년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명목 GNI는 전기대비 -1.2%로 명목 GDP 성장률(-1.0%)을 밑돌았다. 우리나라의 포괄적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대비 1.2% 상승했다. 지난 2018년 4분기(0.0%) 이후 6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수출보다 수입 디플레이터가 더 큰 폭 하락하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된 영향이다.


총저축률은 34.5%로 전기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이 1.2% 감소한 가운데, 최종 소비지출이 1.3% 늘어나서다. 국내총투자율도 32.7%로 전기대비 1.5%포인트 올랐다.


◇하반기 1%대 반등해도, 올해 22년만에 최악 성장 불가피


1분기(-1.3%)에 이어 2분기(-3.2%)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5.1%)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치닫게 됐다. 정부도 올해 역성장 가능성을 인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연말까지 가는 새로운 상황에서 역성장을 방지하는 노력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코로나19 재확산 흐름이 오는 10월에는 진정된다는 전제 하에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1.3%를 달성하려면 남은 3·4분기 평균 1.3% 이상 성장해야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성빈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연간 성장률 -1.3%를 달성하려면 산술적으로 하반기에는 분기 평균 전기대비 1.3%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출이 내리막을 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민간소비마저 위축되면서 올해 -2%대 성장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만약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될 경우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한은은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장기화되는 비관 시나리오 하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는데, 여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하지 않았다. 현재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하고 있다.


박 부장은 "거리두기 2.5단계는 서비스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소비 등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다만 이번 조치로 우리 경제가 비관 시나리오로 갈 것인지, 아닌지를 지금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세계 경제가 상반기보다 더 어려워지진 않을 것이라는 데에 기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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