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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총파업 앞두고 의료 현장에 감도는 전운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입력 2020.08.13 16:28
수정 2020.08.13 16:29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의료 4대악 철폐 투쟁

응급·중환자실 등 필수분야 제외

전국 전공의들이 오전 7시부터 하루 동안 집단휴진과 공동행동에 들어간 가운데 7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공의들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14일 전국의사총파업을 예정대로 단행키로 결정하면서 의료 현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의협은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첩약급여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육성 등 4대 정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의대생, 전공의뿐만 아니라 대학병원의 전임의들도 참여의사를 밝히는 상황이다. 단 응급실과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의사는 참여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2일 오후 2시 기준 전국의 동네의원을 비롯한 의료기관 20% 정도가 휴진하겠다는 입장을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3만3031개 의료기관 가운데 7039곳(21.3%)이 휴진 신고를 한 것이다.


의협은 14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대로에서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도 개최한다.


궐기대회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포함한 전국 의사들이 참여하며 서울뿐만아니라 광주, 대구, 대전, 부산 등 권역별로 진행된다. 집회 개최지는 김대중컨벤션센터, 대구스타디움 야외공연장, 대전역, 부산시청 앞 등이다.


복지부는 지역 내 진료기관 휴진 비율이 30% 이상일 경우 '업무 개시 명령'을 발동하라고 지자체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상태다. 이에 의료계는 더욱 반발하고 있다.


의료법 제59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업하거나 폐업해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그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업무 개시 명령을 할 수 있다.


이러한 행정명령을 위반한 의료기관은 업무정지 15일, 의료인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에 최대집 의협 회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단 하나(한 곳)의 의료기관이라도 업무정지 처분을 당한다면 13만 회원들의 의사 면허증을 모두 모아 청와대 앞에서 불태우겠다"며 강경한 뜻을 밝혔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파업이 하루로 끝난다면 의료대란까지 가진 않겠지만, 향후 추가 파업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의협은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2, 3차 파업도 고려하고 있어 장기 파업으로 인한 진료 공백이 우려된다.


특히 서울 '빅5' 대학병원 전공의도 예외 없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장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정확한 인원을 파악하진 못했지만, 우리 의료진도 참여한다. 아무래도 의료 차질이 있을 것 같다"면서 "지난번 파업때는 전공의 중심이어서 다른 의료진들이 그 공백을 메웠는데 내일은 전임의까지 참여한다고 해서 아주 중요하지 않은 수술이나 외래 일정을 미리 옮겨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이번 파업에 성모병원 임상강사, 전문의, 펠로우도 참석하지만 아직까지 크게 움직임은 없다"면서 "임상강사 중에 설문조사 결과 80%가 참석한다고 나왔는데 아직 더 파악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진료를 변경하고 대체 진료를 보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절하고 있다"면서도 "응급실, 분만실, 중환자실은 전혀 문제가 없다. 대학병원보다도 1, 2차 병원이 더 많이 참여를 하니까 그쪽으로 의료 공백이 크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와 의협의 중재가 가능하려면 파업을 중단할 수 있는 명분이라든지 서로 간의 접점이 있어야 하는데 정부가 애초에 협상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면서 "의견이 공유가 안 된다. 모든 것을 정해놓고 의사들은 따르라는 식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체 인구가 줄고 있는데 의사가 늘어나는 속도는 빠르다. 의료 수가는 계속 낮아지는 상황에서 의사를 늘리면 돈 되는 쪽으로 자꾸 몰리게 된다"며 "의료 4대악 중에서도 의대 정원 늘리는 부분은 의사들 입장에선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13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계 총파업과 관련해 “정부는 의사협회에 다시 한 번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마지막까지도 대화의 문은 열려있으며, 언제라도 의사협회가 협의의 장으로 들어오겠다고 한다면 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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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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