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도 휴일 새벽배송 가능해질까…여당 규제에 돌직구, 유통가 관심

전국 방방곡곡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배송 거점으로 활용도 높아

폐점 등 대규모 구조조정 방향 전환 가능성도…인력 감축 최소화하는 묘수로

홈플러스 원천 FC에서 피킹을 마친 온라인 상품들이 배송차량으로 이동하는 모습.ⓒ홈플러스

최근 기존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돼 대형마트 업계의 관심이 높다.

현재 한 달에 두 번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는 마트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영업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이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 업체들이 연중무휴 판매를 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유통업계는 관련 법이 통과될 경우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에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규모 폐점 대신 기존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전환해 온라인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폐점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문제도 온라인 사업으로 흡수하는 등 고용 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3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종배 의원(미래통합당)은 지난 20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도 마트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은 그대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의원은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의무휴업일에 온라인쇼핑 영업까지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의무휴업일 지정을 통한 영업규제가 사실상 중소유통업을 보호하는데 그 주된 목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형마트 등에 대한 온라인쇼핑 영업을 규제해도 그 반사이익이 중소유통에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신규 출점 제한을 비롯해 영업시간 단축 및 의무휴업 등 규제가 시행된 10년간 발의된 유산법 개정안은 대부분 규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때문에 유통산업‘발전’법이 아닌 억제법 또는 규제법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붙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슈퍼여당 상황에서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 통과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매번 반복되는 규제 내용이 아니어서 반갑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법안이 통과된다면 현재 대형마트 구조조정 방향에도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감축 등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형마트 업계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유동성 확보 및 온라인 사업에 대한 투자를 위해 점포 매각은 물론 부진 점포에 대한 폐점도 실시하고 있다.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갈수록 높아지는 인건비 부담과 폐점 수 증가에 따라 감축이 불가피한 경우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법안 통과 시 폐점 대신 배송 거점으로 기존 매장을 활용할 수 있고, 온라인 사업 확대에 따른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감축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온라인 쇼핑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이 배송 등 전국 물류 체계 구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 방방곡곡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마트는 오히려 강점을 가진 셈이 된다.

폐점 대신 온라인쇼핑 배송 거점으로 이용할 경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당일배송, 새벽배송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쿠팡, 마켓컬리 등 신선식품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들은 주요 거점에 마련된 물류센터에 미리 상품을 입고시켜 두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배송하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상권마다 매장을 갖고 있는 대형마트의 경우 마트에서 바로 주문 상품을 배송할 수 있어 배송시간은 줄이고 채소 등 상품의 신선도는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 3월 말 선보인 온·오프라인 통합 디지털 풀필먼트 스토어.ⓒ롯데마트

현재 이마트의 경우 전국 100여곳 매장에 마련된 PP(Picking & Packing)센터를 통해 온라인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중 일부는 매장형 물류센터 ‘EOS(Emart Online Store)’로 전환해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 배송 효율을 높이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는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주문 후 2시간 이내 배송을, 홈플러스는 전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몰 배송기지로 전환하는 ‘올라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모바일 장보기 수요가 크게 증가했는데 온라인 쇼핑과 비교해 대형마트의 강점은 신선식품에 있다”며 “의무휴업에 따른 휴점 없이 사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면 신선식품 분야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