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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뿐만이 아니다"…증권사, 코로나 뚫고 IB 수익 '선전'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0.07.29 06:00 수정 2020.07.28 15:01

증권사 5곳 상반기 IB수익 4153억원…전년 동기보다 8.9% 늘며 선전

늘어난 IPO·채권발행 등 상승 동력…NH·KB證은 1000억원대 수익 달성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 증권사들의 기업금융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8.9% 늘어난 4153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이후 기업공개, 채권발행 등이 활기를 띠면서다. NH투자증권(왼쪽부터),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본사 전경 ⓒ각사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 증권사들의 기업금융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8.9% 늘어난 4153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이후 기업공개, 채권발행 등이 활기를 띠면서다. NH투자증권(왼쪽부터),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본사 전경 ⓒ각사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기업금융(IB) 부문에서도 수익을 증가시키며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증시 충격에도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을 이끈 리테일 수익 외에도, IB수익이 우려만큼 위축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대체투자를 확대해 IB사업 신수익을 확보하려는 증권사의 움직임이 감지되는 만큼 추후에도 의외의 실적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올해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 증권사 5곳(NH투자·KB·신한·하나·교보)의 IB관련 수익은 45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5개 증권사의 IB수익인 4141억원보다 8.9%(372억원) 증가한 규모다.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IB와 관련해 거의 수익을 얻어내지 못했다.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회사채이 불황을 겪었고 해외부동산과 관련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커지면서 새로운 딜을 주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비 실적이 급락하자 IB사업부는 증권사 내부에서 미운오리새끼취급을 받았다. 이에 IB관련 인력, 비용 등을 줄이겠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하지만 2분기 들어 분위기가 바뀌더니 결국 지난해 상반기 실적을 넘어서는 IB수익을 거둔 증권사들이 나왔다.


대표적인 증권사가 올 상반기 IB실적을 가장 크게 향상시킨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1096억원의 IB수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의 766억원보다 43.0%(330억원) 늘어난 규모다. NH투자증권의 올 1분기 IB수익은 인수주선·M&A·자문·채무보증 등 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한 영향으로 667억원에 그쳤다. 2019년 1분기의 764억원보다 12.6%(97억원)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2분기 들어 세계증시 회복과 기준금리 인하로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이 활기를 띠자 NH투자증권의 2분기 인수 및 주선수수료도 293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0.8% 상승했다. 지난해 32억원에 그쳤던 IB관련 평가손익도 1년 만에 320억원으로 900%(288억원) 급증했다. 아울러 SK케미칼 바이오에너지 인수금융 주선, 용인 모형 도시개발사업 브릿지 프로젝트파이낸싱, SK바이오팜 IPO 주관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도 큰 영향을 미쳤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부진했던 해외채권, 주식 관련 손익이 흑자전환하면서 운용손익과 이자수지가 호전된 부분이 NH투자증권 실적 선방의 요인"이라며 "이어 2분기에 견조한 각종 IPO와 DCM 딜로 인한 인수·주선 수수료로 인한 IB수익 상승이 전체 실적 상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KB증권 역시 IB부문에서 호실적을 달성했다. KB증권은 올 상반기 IB수수료 수익으로 1299억원을 시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69억원보다 11.1%(130억원) 늘어난 규모다. KB증권은 특히 채권발행시장 최강자의 면모를 지켜냈다. 올 상반기에만 총 323건, 13조4488억원 규모를 채권발행을 주관하면서 2위인 NH투자증권의 254건, 11조8296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부채조달 부문에서 IB규모를 확대시켰다. 하나금투는 2분기에만 1조2080억원 규모의 부채조달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7490억원보다 61.2%(4590억원) 늘어난 수치다. 올 상반기 전년 동기 406억원보다 40.3%(164억원) 늘어난 570억원의 수익을 거둔 신한금융투자도 IB사업 성장에 성공했다. 베트남 전력장비 회사인 젤렉스의 7000억동(약 36억원) 규모 회사채 리파이낸싱을 주선하는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IB딜을 확장한 결과다.


이 같은 IB수익 호조를 이어나가기 위해 증권사들은 '대체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하나금투는 27일 롯데손해보험과 1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고, 선진국 대체투자 자산에 투자를 시작했다. 또 NH투자증권은 지난 13일 아부다비석유공사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에 1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대체투자 사업을 강화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늘어난 리테일 수수료로 2분기 증권사 실적 상승을 예측한 건 당연했던 만큼, 깜짝실적을 이끈 건 오히려 부활한 IPO, PF, DCM 등 IB수익 부문"이라며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다양한 대체투자처를 찾아내 지속적인 딜을 이끌어내는 역량이 올해 실적 순위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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