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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사태 정치권까지 '일파만파'…금융당국 '긴급진화'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입력 2020.07.23 14:41 수정 2020.07.23 14:50

금감원, 예정에 없던 중간검사 결과 발표에 금투협회장 "반성"

정치권 사모펀드 대책 토론회 열고 감독체계 지적 '발등에 불'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자료사진)ⓒ데일리안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자료사진)ⓒ데일리안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금융권을 넘어 정치‧사회 이슈로 확산하자 금융당국이 긴급진화에 나섰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연이어 사모펀드 대책 관련 토론회가 열리고, 수사당국에서는 주요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지는 등 사태의 불길이 치솟는 상황이다. 이에 관리‧감독에 책임을 진 금융당국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23일 금융감독원은 당초 예정에 없던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 및 향후 대응'을 발표했다. 금감원 중간 검사결과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부정 거래, 펀드 자금 횡령, 펀드 돌려막기 등 총체적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옵티머스 대표이사가 펀드 자금을 횡령해 개인 명의로 주식 등에 투자한 것은 물론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여 위험자산에 투자했고, 펀드 돌려막기에 자금을 활용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발표를 통해 옵티머스가 작심하고 사기 행각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옵티머스에 투입된 펀드 자금은 이미 발행한 사모사채를 차환 매입하는 펀드 돌려막기에 이용되기도 했다. 자금 일부는 수차례의 이체를 거쳐 김재현 대표 개인 명의의 증권 계좌로 입금돼 주식이나 선물 옵션 매매 등에 이용됐다. 허위로 작성한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 제출, PC·자료 은폐 등 검사 업무 방해도 있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사태를 방치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부실 문제에 대한 치열한 반성이나 향후 개선책은 없었다. 대신 금감원은 옵티머스 펀드의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해 24일까지 현장검사를 실시해 판매 과정 등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오늘 발표 내용은 잠정적인 것일 뿐"이라며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고,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추가적인 사실이 밝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장도 브리핑을 자청해 일련의 펀드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나재철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DLF, 라임 등으로 사모펀드 시장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와중에 최근 옵티머스 사태까지 발생해 협회장으로서 마음이 무겁다"며 "사모펀드 등 자본시장에 신뢰를 가지고 투자한 투자자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금융권에선 정치권의 거센 압력에 금융당국과 투자업계가 나란히 여론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미래통합당 '사모펀드 특별위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당국이 정권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데 이어 이날 윤창현 통합당 의원이 '범죄의 온상이 된 사모펀드, 원인과 대책은'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여는 등 정치권에서 화살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날 국회에선 경제분야 대정부질문까지 열리면서 철저한 이슈 방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열린 사모펀드 세미나에선 금융당국을 향한 책임론과 함께 비판이 또 다시 제기됐다. 김봉수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는 "금융당국이 사기꾼의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을 막지 못했고, 투자자들은 사모펀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판매사의 신용을 믿고 투자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사모펀드 사태의 피해가 확산된 가장 큰 이유는 은행과 증권사가 펀드를 판매하면서 사모펀드 운용사에 대한 감독기능을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종민 변호사는 "금융경제범죄는 대부분 첨단 금융기법을 동원해 은밀히 이뤄지기 때문에 이를 신속하게 수사할 수 있도록 통신감청, 계좌추적, 압수수색 등 전반에 걸쳐 특별절차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프랑스처럼 자금세탁 등 특정 중대금융범죄에 대해서는 입증책임전환 규정을 도입해 피의자 스스로 정상적인 금융거래인 점을 입증하도록 하고, 입증하지 못하면 그 자체로 처벌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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