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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가치 베팅하는 금투업계, ESG 투자시장 활짝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0.07.15 05:00 수정 2020.07.15 05:35

미래에셋 ESG펀드 1년 수익률 11%...채권형 ESG펀드도 출시

증권사도 기업별 ESG 분석 시작...“다양한 평가기관 의견 필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따른 경제적 가치 창출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픽사베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따른 경제적 가치 창출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픽사베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기업과 투자자산의 지속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기반으로 한 투자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책임투자(SRI)와 비슷하지만 수익률 개념을 더 중시한다는 데 차이가 있다. 기업·연기금·금융시장·금융투자업계의 ESG 투자가 활발해진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43개 테마펀드 중 SRI 펀드 34개에는 최근 3개월 동안 399억원이 흘러들어왔다. SRI 펀드의 현재 설정액은 3649억원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0조2209억원이 유출됐고 채권형펀드에는 64억원이 유입됐다.


SRI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8.65%, 1년 수익률은 7.87%로 비교적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1년 수익률(6.23%)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중 ESG 펀드를 상품별로 보면 최근 1년간 미래에셋TIGERMSCIKOREAESG리더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11.26%), KBSTAR ESG사회책임투자 펀드(10.66%), 삼성KODEX MSCI ESG유니버설 펀드(7.29%) 등이 7~11%의 수익률을 거뒀다.


국내 금융권은 ESG 관련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국내 처음으로 채권형 ESG 펀드인 ‘미래에셋지속가능ESG채권 펀드’를 출시했다. SRI를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된 이 펀드는 신용등급 AA- 이상 상장사 중 ESG 평가등급 B+ 이상인 기업 채권과 ESG 목적발행채권이 투자 대상이다.


ESG 채권은 친환경 사업의 자금으로 쓰이는 그린본드와 저소득층 지원 및 노숙인 보호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금 용도인 소셜본드, 두 가지가 혼재되어 있는 지속가능채권으로 구분된다. 발행 초기만 해도 그린본드가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ESG 채권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소셜본드와 지속가능채권의 발행이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ESG 채권 발행액은 81억달러(약 9조7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상황에서 같은 기간 글로벌 ESG 채권 발행액이 12%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성이 두드러진 셈이다. 발행 주체도 공공기관과 은행, 기업 등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12일 국내 건설사 최초로 지난 10일 1억 달러(12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채권 만기는 2년이며 금리는 1.58%다. 포스코건설은 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친환경 건축물 기술 개발 등의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사업을 위한 운용본부와 위원회 신설도 눈에 띈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은 이달 운용사 최초로 ESG운용본부를 출범시켰다. NH투자증권은 리서치본부 내 ESG위원회를 만들었고 ‘ESG 지주회사’ 지수를 개발할 계획이다. KB증권도 ESG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SK증권은 ESG 중 하나인 기후금융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금융당국도 ESG채권 발행과 상장 활성화를 위한 규정 개정에 나섰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중순부터 3년간 상장수수료와 연부과금을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ESG 시장에 대한 정보가 담긴 ESG채권 종합정보센터도 오픈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투자자들은 다양한 부분에서의 리스크를 과거보다 더욱 심각하게 고려하게 됐다”면서 “개별 기업에서 비재무적인 요인의 리스크를 최대한 피해가기 위해 투자자들은 향후 투자 판단에 있어 ESG를 더 중요하게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 연구원은 “ESG에 대한 관심과 투자 비중이 높아질수록 제도적 뒷받침에 대한 요구는 높아질 것이고 당국도 이를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짚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ESG 기업분석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개인투자자들에게 ESG 투자가 관심 영역으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국내 ESG 평가체계는 주로 기업지배구조 평가에 집중되어 왔다. ESG 투자 역사가 길지 않은 만큼, 환경과 사회 측면에 대한 평가는 선진국에 비해 제도적·정보수집 능력 등에서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에 있어 ESG가 알파를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김상호 신한근융투자 연구원은 “ESG 투자는 수익률 제고가 최우선 목표지만 사회적 책임과 자본시장 충실성에 기여하는 것도 근본 목표”라며 “비재무적·재무적 가치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결론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선 소수의 평가기관 의견으로 판단을 하기엔 위험이 뒤따른다”면서 “보다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다양한 평가기관들의 의견을 종합해 판단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ESG 투자 방식”이라고 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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