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극성 지지층의 이용수 할머니 향한 막말에도 문 대통령은 '침묵'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0.05.27 04:00 수정 2020.05.26 22:33

도 넘은 발언·음모론 제기에도 靑 "입장 無 당에서 대응"

과거 반찬가게 사장 '신상털이' 공격엔 "안타깝다"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

"그분이 공격받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19일 "(경기가) 거지 같다"고 했다가 극성 지지층으로부터 '신상털이' 공격을 당한 전통시장 상인과 관련해 이같은 입장을 냈다. 당시 청와대는 극성 지지층을 향한 '자제 요청' 메시지라는 시각엔 부인했지만, 이날 이후 극성 지지층의 태도가 변화했다는 점에서 이들을 향한 메시지로 읽혔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향한 친문(친문재인)과 극성 지지층의 '도 넘은' 발언들이 이어지자,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다시 한 번 문 대통령으로 쏠리고 있다. 이 할머니의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두고 '음모론'이 제기되는가 하면, 이 할머니의 발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선 "노망난 대구 할망구" 등 이 할머니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가입자 2만 4000여명의 페이스북 그룹 '더불어민주당 100만 당원 모임'에는 이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한 25일 오후부터 26일 오후까지 그를 비판하는 글들과 댓글이 이어졌다. "나이 X먹고 손가락질 받지 말자" "불쌍한 할망구" "할머니 기자회견할 때 뭐 냄새나는 거 느낀 거 없느냐" 등의 댓글들이 공감을 받았다.


특히 "이 할머니는 새누리당 공천에 들어가지도 못했는데, 윤미향 (민주당) 의원님께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니까 그것이 그렇게 배가 아팠느냐"는 글은 100여개의 댓글이 달리며 '인기 글'이 되기도 했다.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 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 누군가 왜곡에 관여하는 게 아니냐"면서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배후설에 불을 지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입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6일에도 "이 자리에 서면 하루에 한 번씩 똑같은 질문이 나오는데 저도 하루에 한 번씩 똑같은 답변을 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선인 개인과 관련한 논란에 청와대가 개입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당에서 대응할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해당 논란이 일파만파하고 있는 상황에서 침묵을 유지하는 건 옳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피해자 중심주의'를 강조해왔던 문 대통령이 피해자 당사자인 이 할머니를 향한 극성 지지층 등의 도 넘은 공격을 관망하기만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보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자리에서도 이 할머니와 윤 당선인 관련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생활 방역에 대한 당부와 긴급재난지원금 소비·기부와 관련해서만 입장을 밝혔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