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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文대통령, '윤미향 사태' 침묵할 때 아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0.05.19 07:00 수정 2020.05.19 06:04

꾸준히 위안부 문제 부각했던 文대통령, 침묵 의아

여당 의해 '친일 세력'된 피해 할머니 위해 나서야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월 4일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왼쪽) 할머니와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월 4일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왼쪽) 할머니와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이제라도 용기 내 진실을 고백한다면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서 진상 규명 의지를 재천명했다. 발포 명령자와 민간인 학살, 헬기 사격의 진실과 은폐·조작 의혹과 같은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히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첫해부터 매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이 문제를 언급해왔다.


문 대통령이 5·18 문제와 더불어 꾸준히 부각시켜왔던 사안은 또 있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의 접촉을 이어오면서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대선 출마 선언문엔 이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보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의 태도와 과거사 문제를 꾸준히 환기시키는 것과 더불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의 접촉도 빈번하게 해왔다. 특히 2018년 1월 4일엔 위안부 피해 할머니 8명을 청와대에 초청해 지난 정부의 위안부 합의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과거 나라를 잃었을 때 국민을 지켜드리지 못했고, 할머니들께서도 모진 고통을 당하셨는데 해방으로 나라를 찾았으면 할머니들의 아픔을 보듬어 드리고 한도 풀어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대통령께서 이 합의가 잘못됐다는 것을 조목조목 밝혀주어 가슴이 후련하고 고마워서 그날 펑펑울었다"고 했다. 이날 내용은 각 언론의 메인을 장식했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를 원동력으로 70%대를 회복했다.


그런 문 대통령이 침묵하고 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의 회계 부정 의혹, 일명 '윤미향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데도 말이다. 더군다나 자신의 손을 잡고 오찬장으로 이동했던 이용수 할머니의 고통이 담긴 외침으로 촉발된 사태라는 점에서도 그의 침묵이 의아하다.


문 대통령이 지적했던 위안부 관련 과거사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도리어 문 대통령이 침묵하는 사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여당에 의해 '친일 세력'이 됐다. 기부금 횡령 의혹에 이어 '안성 쉼터 편법 운영'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를 감싸던 여당마저 손절 분위기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30년 눈물'을 닦아줘야 하는 건 문 대통령 남은 임기의 과제다.


문 대통령은 국민적 의혹에 대해 늘 '진실 규명'을 촉구해왔다. 이번에도 문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정의연에 대한 국민적 불신도 해소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침묵하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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