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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스마트시티, 개방성·자율성·자발성 갖춰져야"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5.24 11:00 수정 2020.05.24 10:59

해외 사례 성공 비결 3가지...한국판 디지털 뉴딜 핵심

해외 스마트시티 주요 특징 및 한국에 대한 시사점.ⓒ전국경제인연합회 해외 스마트시티 주요 특징 및 한국에 대한 시사점.ⓒ전국경제인연합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한국판 디지털 뉴딜의 핵심 사업이 될 스마트시티의 성공을 위해서는 개방성·자율성·자발성 등 3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24일 민간 부문이 주도하는 해외 스마트시티의 주요 성공 요인을 정부의 개방성, 민간 제안·주도가 가능한 자율성, 지역 기업·주민의 자발적 참여 등 3가지로 보고 국내에서도 민간 기업이 스마트시티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캐나다 토론토의 워터프론트(Waterfront), 일본 토요타의 우븐 시티(Woven City), 그리고 핀란드 헬싱키의 칼라사타마(Kalasatama) 사례를 제시했다.


토론토 워터프론트 사업은 정부 제안·민간 주도형 사업으로 민간기업의 기획과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정부의 높은 개방성이 특징이다. 일본 토요타 우븐 시티는 정부가 아닌 기업이 제안·기획·실행을 주도하는 보기 드문 사례다. 핀란드 헬싱키 칼라사타마는 지역 주민과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로 스마트서비스 실증 사업에서 가장 앞서나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2001년 상대적으로 낙후한 토론토 동부 워터프론트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워터프론트 토론토’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 2017년 3월 전 세계 기업에 사업제안서를 공모해 같은해 10월 구글 알파벳 자회사이자 도시혁신 전문기업 ‘사이드워크랩스’(Sidewalk Labs)의 기획안을 채택했다. 워터프론트 토론토는 사이드워크랩스에 계획안에 대한 전권을 부여했고 사이드워크랩스는 지난해 6월 ‘혁신개발기본계획(MIDP:Master Innovation Development Plan)’을 워터프론트 토론토에 제출하였다.


워터프론트 토론토는 지난 2월 MIDP에 대한 1차 심사를 완료했다. 그 결과, 160개의 혁신 제안 중 90%에 달하는 144개에 동의했고 16개 제안(10%)에 대해서는 보완 및 재검토를 결정했다.


워터프론트 토론토가 동의한 144개 제안 중에는 정책·규제 정비가 필요한 제안이 17개였으며 정부의 자금 지원을 촉구한 사항도 35개에 이른다. 이와 같이 민간에 권한을 부여하고 민간 제안에 대해 정부가 높은 수용성과 개방성을 갖춘 것이 토론토가 미래 스마트시티 경쟁에서 가장 앞서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토요타그룹은 지난 1월 6일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0'에서 기업 스마트시티인 ‘우븐 시티'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우븐 시티는 직조된(Woven) 도시’라는 의미로 무인차 전용 도로-무인차·보행자 공유 도로-보행자용 도로의 3가지 도로 체계가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있는 점을 강조한 명칭이다.


일본 후지산 인근(시즈오카 현 스소노시)의 토요타 폐공장 부지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제한없이 실증할 수 있는 도시를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대부분 스마트시티 건설 사업을 정부가 기획하고 주도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븐 시티 사례는 민간 기업이 제안-기획-실행까지 주도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도 토요타의 계획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다카무라 켄지 스소노 시장은 우븐 시티 구상에 대해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으며 스소노시가 속한 시즈오카 현도 전담 대책팀을 발족했다.


토요타는 현재 온라인으로 도시 구축에 대한 아이디어를 전 세계에서 받고 있으며 파나소닉과 NTT 등 자국 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지분교환 등을 통해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사업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핀란드는 헬싱키 시내 칼라사타마 구역에 ‘하루 한 시간 더(One More Hour a Day)’라는 슬로건으로 스마트구역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서비스를 통해 통근·근무 시간 등을 줄여 시민들에게 하루 한 시간 이상의 추가 여가시간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칼라사타마의 성공 비결은 각 주체의 자발적인 참여다. 주민·기업·시민단체·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혁신자 클럽’(Innovator‘s Club)을 통해 도시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검증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무인 자율버스를 일반 도로에서 시범 운행하는 등 20여가지 스마트시티 서비스 사업을 실증하면서 경쟁력을 갖췄다.


전경련은 해외 주요 스마트시티 사례와 같이 국내에서도 민간이 스마트시티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터프론트 토론토 사례처럼 세종·부산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의 구축·운영을 담당할 특수목적법인(SPC) 내에서 민간의 권한을 확대해 주도권을 부여하고 정부는 행정적 지원 역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토요타 우븐 시티와 같이 기업 소유 토지에 건설하는 경우 기업이 스마트시티 조성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지역 주민·기업이 주도하는 스마트시티 운영협의체에 권한을 부여해 자발적인 스마트화를 촉진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마트시티 산업은 사회간접자본(SoC)와 신산업이 융합된 한국판 뉴딜의 핵심”이라며 “혁신 역량이 뛰어난 민간 기업이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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