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시티 확산 속 보험업계 주목받는 이유
입력 2020.05.09 06:00
수정 2020.05.08 14:17
기존 도시에 디지털 결합…재난·사고·범죄 등 위험 감소 기대
사이버 보안 리스크 과제…맞춤 상품 개발 나선 해외 보험사
기존 도시 시스템에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스마트시티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를 통해 재난, 사고, 범죄 등 도시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지만, 대량의 데이터가 취합되고 연계되는 특성 상 사이버 보안 문제도 함께 대두되고 있다.
이에 글로벌 보험사들이 새로운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맞춤형 상품 개발을 추진 중인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스마트시티 사업이 닻을 올리면서 국내 보험업계의 관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과 IT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시티는 주거에 정보통신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센서, 지리공간, 인공지능 등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해 편리함을 추구하는 스마트홈이 도시 규모로 확장된 개념으로 정의된다. 이 같은 스마트시티는 혁신 기술을 이용해 도시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함으로써 건강과 시간 절감, 편리성, 안전, 거주 비용, 환경 등 삶의 질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적인 스마트시티로는 영국의 런던과 미국의 뉴욕,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프랑스의 파리 등이 꼽힌다. 이 중에서 대표적으로 암스테르담은 경찰, 소방서, 응급구조 서비스가 연계된 도시 경보 시스템 구축으로 구조자를 위한 실시간 지침을 제공하고, 통근 차량 공유 플랫폼을 제공해 이동성을 증대하고 있다. 에너지를 공유하는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 도입으로 에너지 사용량도 절감 중이다.
우리나라도 스마트도시법과 스마트도시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세종시과 부산시를 우선 국가시범도시로 지정해 둔 상태다.
스마트시티 기술의 발전은 재난이나 사고, 범죄 등 도시에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스마트시티는 센서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해 화재 및 홍수 등 재난 위험을 조기에 경보하고, 긴급 상황 대처 시간을 줄여 재난을 예방하거나 손해를 감소시킬 수 있다.
또 실시간으로 수집된 교통정보로 잠재적인 사고를 예측해 운전자에게 대체 경로를 제안하는 등 스마트시티는 교통사고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범죄활동이 예상되는 지역에 순찰을 강화하거나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작동하는 스마트 가로등 설치를 통해 폭력 범죄율을 낮출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대량의 데이터가 취합되고 연계돼 운영되는 스마트시티의 특성 상 사이버 리스크에 취약하고 개인정보 유출이 문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마트시티는 전력망과 같은 주요 인프라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 특성 때문에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고 시스템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대규모 물리적 피해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2017년 스웨덴에서는 교통국 전산망에 대한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열차가 지연되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2014년에는 독일의 제철소가 피싱 이메일로 해킹당해 용광로가 폐쇄되고 수백만달러 규모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보험사들은 스마트시티 시대에 맞춘 신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보험사인 알리안츠는 독일의 도르트문트시와 스마트시티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투자·협력하는 한편 싱가포르에 스마트시티의 주거, 교통, 헬스케어를 연구하는 이노베이션랩을 설립했다.
재보험사인 스위스리는 신종 이동수단과 장시간 정전, 사이버 리스크 등 도시와 관련된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대규모 손실에 대비하는 한편 새로운 보험 상품 개발에 활용 중이다. 뮌헨리는 스마트홈 기술을 개발하는 인슈어테크 기업에 투자하고, 보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사물인터넷 환경의 리스크 관리와 상품 아이디어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홍민지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대량의 개인 정보를 수집·분석·저장하는 스마트시티의 특성 상 개인 정보 유출 또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염려가 제기된다"며 "개인의 위치정보가 범죄에 사용되거나, 개인정보를 이용한 신원도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글로벌 보험사들은 스마트시티 시대의 새로운 리스크에 대비하는 한편 스마트시티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상품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