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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선방한 D램, 하반기 불확실성 커지나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5.21 05:00 수정 2020.05.21 07:02

서버용 제품 수요 지속에 PC용 제품 특수 누려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축소 가능성 증가 우려

PC용 현물가 한 달간 지속 하락세...불안감 증가

삼성전자 D램 모듈.ⓒ삼성전자 삼성전자 D램 모듈.ⓒ삼성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선방했던 D램 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로 둔화되고 있는 모바일용 수요를 대신했던 서버와 PC용 제품도 코로나19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T기업들의 투자 조정 가능성으로 서버용 수요가 지속될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Untact)' 경제 효과로 반짝했던 PC용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 각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악화된 경제 상황의 영향으로 긴축재정 정책을 강화하면서 서버용 D램 등 투자 수요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지난 3개월 넘게 진행돼 온 코로나19가 전 세계 각국 기업들에게 미칠 영향이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페이스북·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의 2분기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는 1분기에 비해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의 1분기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는 코로나19에도 전 분기 대비 6%, 전년동기 대비 40% 증가했었다.


페이스북은 이미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시설 투자 규모를 140억~160억달러로 기존(170억~190억달러) 보다 30억달러 가량 낮추기로 한 상태다. 또 구글은 데이터센터를 증설하는 계획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서버용 D램 수요 감소로 이어질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서버용 제품은 다른 제품군에 비해 외부 변수로 인한 수요 영향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축적된 재고 수준으로 추가 수요 증가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향후 가격 상승도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재택근무·화상회의·온라인수업 등이 늘어나면서 증가한 PC 수요 효과를 본 PC용 D램도 전망이 아주 밝지만은 않다. 이미 늘어난 노트북과 데스크톱 수요는 어느정도 소화가 된 데다 부품이 중국업체들의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한 생산 지연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텔도 최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글로벌 PC 판매량은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경제상황 악화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인텔은 전 세계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PC용 D램 현물 가격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이러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정기간의 장기 거래계약을 기반으로 책정되는 고정가격과 달리 현물가는 매일 변동이 있으며 시장 상황 변화를 빠르게 반영해 고정가격의 선행지표 성격을 갖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램(DDR4 8GB 기준) 현물가격은 지난 20일 기준 평균 3.117달러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7일 3.63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한 달 이상 하락세가 지속되며 가격은 약 14.1%나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 지난달 고정가격(3.29달러)에 역전된 뒤에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양상이다. 지난달 고정가격이 2017년 4월 이후 3년만에 전월대비 최대 상승폭(11.9%)을 기록했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PC용 D램은 90% 이상이 고정가격으로 거래돼 현물가격 하락이 당장 반도체 업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장기화는 업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물가격 하락이 고정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감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장 D램 업황이 악화되지는 않겠지만 2분기 이후 불확실성은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고정가격 상승이 완화되면서 하반기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수요 고갈로 당초 장밋빛 전망이 현실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방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모바일과 달리 서버용 제품 수요는 상대적으로 외부 영향이 적은 것이 일반적”이라며 “PC용 제품 수요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하반기 불확실성은 상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D램은 전원을 끄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휘발성 임시 기억 장치라는 점에서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는 낸드플래시와 차이가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메모리반도체에 속한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3세대 10나노급(1z) DDR4 D램.ⓒ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3세대 10나노급(1z) DDR4 D램.ⓒSK하이닉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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