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통합당과 합당" 재차 못 박았지만…추가 진통 우려
입력 2020.05.15 16:23
수정 2020.05.15 17:38
원유철, "합당한다" 거듭 강조했지만…방식·시기 여전히 이견
통합당, 29일 이전 완료 방침…미래한국당 "아닐 수도 있다"
'흡수통합 방식' 원하는 통합당에 미래한국당은 '당대당 통합' 주장
21대 국회 시작까지 합당 마무리 못 하면 개원 초반 혼란 우려
미래통합당과의 합당 발표에도 정치권 안팎에서 미래한국당이 독자노선을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지자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통합 후 미련 없이 떠날 것"이라 거듭 강조했다. 다만 양 당이 생각하는 통합의 방식과 시기에 미묘한 차이가 있어, 추가적인 진통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다.
조수진 미래한국당 대변인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선인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상견례에서 원 대표에게 '미래한국당이 선거에서 선전하기도 했는데, 통합 후 공동대표를 맡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며 "원 대표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집사람과 제주 올레길 등을 갈 것이고, 통합 후 미련 없이 떠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변인은 "(미래한국당은) 합당과 관련해 입장이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며 "통합당은 중도보수를 대표하는 정당의 맞형이다. 합당 시에는 합당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양 당이 설치하기로 합의한 합당 수임기구에 대해 조 대변인은 "염동열 사무총장과 당선인 한 분이 들어갈 것 같다"며 "통합과 별도로 상임위원회 배정 등 국회 활동과 관련한 논의가 투트랙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통합당 측에서는 김상훈·이양수 의원이 수임기구에 합류한다.
원 대표가 이날 합당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다는 평가다.
우선 합당 시기를 놓고 양 측의 생각이 다소 엇갈린다. 통합당은 20대 국회 종료일인 오는 29일 이전에 합당을 완료하고자 하는 반면, 미래한국당은 "꼭 29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다 준비돼있다. 미래한국당이 빨리 해줘야 한다"며 "우리는 무조건 즉시 합당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한 반면 조 대변인은 "(29일까지의 합당 여부는) 현재 20명의 현역의원이 있고, 현역의원과 당선자 간 또 한번의 대화도 필요한 것 같다"고 확답을 주지 않았다.
아울러 방식에 대해서도 이견이 나온다. 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이 모(母)정당인 통합당에 흡수 통합되는 형식을 원하고 있는 반면 미래한국당은 '당대당 통합'을 주장하고 나섰다.
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합당 방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통합당과 한국당 모두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인 만큼 '당대당 통합'을 하는게 상식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무조건 즉시 합당이 바람직하다"고 일축했다.
통합당이 주장하는 '흡수통합' 방식은 앞서 합당을 결의한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의 경우처럼 당원들의 전국위 의결 절차 정도만 거쳐 빠르면 4~5일 만에 합당 절차를 완료할 수 있다. 하지만 원 대표가 주장한 '당대당 통합 방식'은 지도부 구성을 새롭게 논의해야 하는 등 필연적으로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29일 만료가 예정돼 있는 원 대표의 임기를 '통합당과의 합당 시까지'로 바꾸려는 움직임 감지되는 것도 이 같은 '당대당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다.
29일 전까지 합당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단 미래한국당이 '제3정당'의 자격으로 21대 국회를 맞게 될 경우, 각종 상임위를 비롯한 국회 전반의 운영 과정에서 혼란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