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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히든캐스트⑦] 꾸준함으로 달려온 10년, 최종선이 작품에 불어넣은 생명력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5.14 15:16 수정 2020.08.07 14:37

최종선 출연 뮤지컬 '모차르트!' 6월 11일 세종문화회관 개막

"'더블캐스팅' 탈락 아쉽지만, 무대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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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대학로 브로드웨이 아트홀에서 공연됐던 ‘마법사들’의 스님 역으로 데뷔한 배우 최종선은 ‘넥스트 투 노멀’ ‘번지점프를 하다’ ‘마리 앙투아네트’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레 미제라블’ 등 굵직한 대극장 작품들과 중소극장 작품들에서 앙상블과 주조연으로 활동하면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비록 소극장 주조연과 대극장의 조연 또는 앙상블을 주로 맡고 있지만, 소위 ‘뮤덕’(뮤지컬 덕후)들 사이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았다. 그리고 데뷔 10년이 되는 올해는 그에게 더욱 특별하다. 앙상블 배우를 대상으로 한 tvN ‘더블캐스팅’에 출연, 본선 3차까지 올라가면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그의 가장 큰 강점은 꾸준함이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쉴 틈 없이 작품에 참여했고 또 앞으로의 10년을 내다보면서 뮤지컬 ‘모차르트!’로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 교회에서 뮤지컬을 하면서 진로를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들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교회에서 뮤지컬을 하면서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의도치 않게 다음년도에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의 진행 팀이었습니다. 운이 좋아서 객석에서 근무하는 날에는 정말 재미있게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같은 공연을 여러 번 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습니다. 그때 두 번째로 뮤지컬의 매력을 느꼈습니다. 마지막 결정적인 계기는 대학교를 다니며 드러머로 활동 할 때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대의 앞에서 박수도 받고 끼를 발산하고 싶었습니다. 드러머는 무대 제일 뒤에 있고, 관객들과 소통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나도 앞에서 노래하고 관객과 호흡도 하고 박수도 더 많이 받고 싶다...’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입대 후 군생활 중에 ‘전역을 하면 뮤지컬을 해야겠다.’라는 결심을 했습니다.


- 대부분의 뮤지컬 배우들을 보면 연극영화과, 성악과를 졸업한 이들이 많은데 사학을 전공하셨습니다. 활동을 하면서 전공이 도움이 되기도 할까요?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많은 예술작품들이 역사속의 인물 혹은 사건을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지만, 뮤지컬은 더욱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전 지식은 부족하지만, 그 배경들에 접근하고 공부하는 방법은 열심히 배웠습니다. 덕분에 과거 프랑스혁명의 분위기에 접근하는 것이 수월했고(‘레미제라블’ ‘스칼렛 핌퍼넬’ ‘마리 앙투와네트’), 현대 미국의 신경정신과 치료문화도 쉽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넥스트 투 노멀’). 앞으로 더 멋진 작품을 만나며 사학도로서의 배움의 기쁨을 많이 누렸으면 합니다. 사족을 달자면 고리타분하다고 인식되던 ‘사학과’의 이미지를 너무나도 세련되게 바꿔주신 설민석 선생님 등 많은 역사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올해가 데뷔 10년이네요. 소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어찌 보면 긴 시간이고 또 다르게 보면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생활 10년 하시는 분들의 소감도 하나하나 남다릅니다. 그동안의 경험들 잘 기억하고 배워서 또 앞으로 올 멋진 10년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10년간 쉼 없이 꾸준히 무대에 오르셨는데요, 슬럼프는 없었나요?


모든 배우님들이 공감하시겠지만 출연료를 못 받았을 때, 그리고 공연이 특별한 사정으로 중간에 취소됐을 때 정말 무력감을 느낍니다. 받기로 한 금액이 받기로 한 날짜에 들어오지 않으면 삶이 망가져버리죠. 그렇다고 관객과의 약속인 공연을 바로 접어버리는 데도 문제가 있습니다. 관객들은 죄가 없잖아요. 그런 일은 이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습니다. 또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많은 공연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공연이 아니더라도 전염병 때문에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해보신 모든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한 어서 하루속히 최대한 빠르게 이 질병이 정복 되어서 공연의 감동을 일상 속에서 느끼게 되는 날이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 10년 동안 출연한 작품들 중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유독 애착이 갈 것 같습니다. 시몬 역을 통해 많은 팬이 유입되기도 했고요.


모든 공연이 인상 깊었지만, 꼭 한 가지를 고르자면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시몬 역할을 꼽겠습니다. 시몬은 지금까지 저를 붙잡아주는 너무 고마운 역할입니다. 공연 중 있는 솔로곡 한곡인데 관객분들이 이렇게 많은 사랑을 주시는 것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시몬의 노래는 사실 정말 너무 높고, 부르는 내내 계속 높습니다. 하하. 원캐스팅으로 70여회 차의 공연을 무사히 마친 게 지금 생각해도 자랑스럽고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정적인 넘버로 치면 거의 최고의 넘버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늘 이 곡을 부르던 저의 모습을 기억하며 노래합니다. 그것이 합창이던 조그만 짧은 솔로이던 진심을 다해 노래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 작품이자 넘버였습니다. 노랑머리를 하고 정말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불렀습니다. 제게 분에 넘치던 역할을 주신 이지나 연출님과 김성수 감독님 그리고 김문정 감독님께도 정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MK뮤지컬컴퍼니 ⓒEMK뮤지컬컴퍼니

- 이번에 참여하게 된 뮤지컬 ‘모차르트!’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세요. 어떤 역할을 맡으셨나요?


2010년도에 한국에서 처음 공연이 올라간 후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작품입니다. 전 2014년도에 ‘모차르트!’에서 앙상블을 맡았었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죠. 음악 천재 모차르트의 삶을 다룬 작품으로, ‘나는 나는 음악’ ‘내 운명 피하고 싶어’ ‘난 예술가의 아내라’ ‘황금별’ 등 주옥같은 넘버들로 가득 차있는 작품입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모차르트는 개인적으로 모두들 꼭 보셨으면 하는 작품입니다. 저는 이번 ‘모차르트!’에서 2014년과 마찬가지로 앙상블을 맡았습니다. 시민, 귀족, 모차르트 꿈속의 환상 등등 많은 역할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다 같이 나와서 누가 누군지 알아보기 쉽지가 않으실 겁니다(웃음). 정말 정확히 알아볼 수 있는 역할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콜로레도 대주교님이 타고 다니시는 마차의 ‘마부’가 접니다. 눈여겨 봐주세요. 하하.


- 막바지 연습에 한창일 것 같은데요.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두고 연습에 임하고 있나요.


관객 분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는 게 1순위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않지만, 진심으로 관객여러분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드릴 생각으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의 아니게 이번 ‘모차르트!’에서 배우장을 맡았습니다. 모든 배우 분들이 불편함 없이 연기하고 노래하고 춤 출수 있게 지원하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좋은 공연을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근에는 TV프로그램 ‘더블캐스팅’에도 출연했는데요. 어떤 계기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출연을 결심했나요?


이 프로그램이 지원자를 모집할 때 어머니가 “종선아 이런 것도 있던데?”라고 먼저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지원자 모집 요강을 찾아봤습니다. 너무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바로 지원서를 작성했습니다. 사실 ‘더블캐스팅’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이름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배우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방송같이 파급력이 큰 매체는 드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앙상블이여 주인공이 되어라’라는 문구는 앙상블을 하고 있던 저에게 단단한 동아줄이 내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던 ‘노래한번 멋지게 불러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출연했습니다.


- 세미파이널을 앞두고 본선 3차에서 탈락했습니다. 정말 아쉬웠겠어요.


물론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12명 안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6명이 함께 떨어졌는데, 후에 그 6명이 같이 무대를 꾸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더블캐스팅’ 방송에서 참가자들끼리 합을 맞출 수 있는 무대는 그 무대뿐이었습니다. 탈락한 후에 아쉽긴 하지만 즐기는 마음으로 무대를 만든 것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 같아서 만족합니다.


-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멘토들의 코멘트가 있었나요?


이지나 선생님 “그 시절 우리가 모두 사랑했던 오빠?”


- ‘더블캐스팅’ 출연 이후 달라진 점들은요?


제게 주변에서 잘 봤다고 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습니다. 하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가끔 하모니카를 불어보라고 하는 지인들이 있는데, 언제나 가방 속에 갖고 다니며 신나게 불어드립니다. 방송 출연 이후 저 스스로의 한계도 많이 느꼈습니다. 이 모든 것들 경험 삼아서 더 좋은 배우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 앙상블 배우가 뮤지컬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생명력. 저는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길거리에 있는 사람 한명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주변에 사람들이 있어야 드라마도 진행됩니다. 길거리를 생명력 있게 채우는, 늘 우리가 보는 그 모습들. 그 사연 많은 사람들. 곧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대표하는 게 앙상블이라고 생각합니다.


- 앙상블은 원캐스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앙상블 배우로서 느끼는 고충이 있나요?


연습과정에서 주조연이 더블, 트리플 캐스팅일 경우가 많은데 2~3번 반복해야 한다는 게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연습은 많이 할수록 익어가기 마련이고, 앙상블들은 무대와의 친화력이 더 높아집니다. 요즘은 정말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없지만, 앙상블들을 자신의 무대의 도구 정도로 생각하는 주연배우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배우를 만날 때는 솔직하게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자고 하는 일인데, 서로 조금의 배려가 필요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 앙상블 배우에 대한 편견이 있다고 보시나요? 인식의 변화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요?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요. 편견, 아직은 많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렸듯 배우들 안에서의 편견은 많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앙상블을 비롯한 모든 배우님들이 뒤에서 더 힘써주시는 스태프 분들 등 더 소외받는 다른 분들을 편견의 시선으로 보는 것을 고쳐야 우리 앙상블들이 더욱 인정받는 구조가 될 것임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10년차 배우로서 앞으로의 10년을 내다보자면?


10년 동안 너무 많은걸 배웠고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10년, 더 배우고 더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뮤지컬 많이 사랑해 주시고 기대에 보답하는 배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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