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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위’ 무패 행진 롯데가 써내려갈 역사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05.11 00:10 수정 2020.05.11 09:16

SK 상대로 승리하며 개막 5연승으로 단독 1위

지난해 최하위팀의 드물었던 반등 성공할지 관심

개막 5연승으로 단독 1위에 오른 롯데. ⓒ 롯데 자이언츠 개막 5연승으로 단독 1위에 오른 롯데. ⓒ 롯데 자이언츠

지난 시즌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크게 사고 칠 기세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와의 홈경기서 4-0 영봉승을 거두고 개막 5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투, 타 모든 면에서 완벽했던 롯데다. 롯데는 SK 선발 김태훈을 상대로 경기 중반까지 무득점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크게 걱정은 없었다. 선발 댄 스트레일리 역시 7이닝 동안 탈삼진을 11개나 뽑아내는 위력적인 투구로 점수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희비는 7회 엇갈렸다. 올 시즌이 첫 풀타임 선발 역할인 김태훈은 7회가 되자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손아섭과 이대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김태훈을 끌어내린 롯데 타선은 이때부터 불을 뿜기 시작했다. 후속 타자 안치홍은 바뀐 투수 서진용을 상대로 내야 땅볼을 만들어 손아섭을 불러들였고 정훈도 적시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최고의 영입 작품으로 손꼽히는 마차도가 승리에 쐐기를 박는 투런 포로 SK의 추격 의지를 무너뜨렸다.


개막 5연승이자 5전 전승. 더불어 정규 시즌 단독 1위는 2014년 4월 5일 이후 무려 6년 만이자 2227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144경기 중 이제 5경기를 치렀을 뿐이라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하지만 롯데가 지난해 최하위팀이었기에 반란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개막 초반의 순항이다.


만약 롯데가 바닥을 치고 올라선다면 그야말로 기적을 새로 쓰게 된다. KBO리그 역사에서 이전 시즌 최하위 팀의 순위 반등 사례가 손에 꼽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전 시즌 최하위팀의 이듬해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이전 시즌 최하위팀의 이듬해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KBO리그는 1989년부터 지금의 계단식 포스트시즌 제도를 도입, 전체 순위에서 중간만 차지해도 가을 야구를 경험할 수 있는 제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전해 꼴찌팀 입장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1988년 최하위였던 태평양부터 지난해 NC까지 총 31차례 꼴찌팀들 중 이듬해 가을 야구를 경험한 팀은 단 6개팀에 불과하다. 1989년 태평양을 시작으로 1994년 태평양, 1996년 쌍방울, 1999년 롯데, 2006년 KIA, 그리고 지난해 NC 다이노스가 기적을 쓴 주인공들이다.


특이점이자 공통점이라면 이들 대부분 반등했던 시즌에 감독을 교체했다는 점이다. 1989년 태평양과 1996년 쌍방울은 김성근 감독 첫해 반전 드라마를 썼고, 1999년 롯데와 2006년 KIA 역시 감독대행에서 정식감독이 된 김명성, 서정환 감독이 기적을 만들었다. 지난해 NC 이동욱 감독도 부임 첫 해 팀을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유일한 예외는 재임 중 최하위에서 포스트시즌으로 급등한 1994년 태평양 정동진 감독뿐이다.


이전 시즌 최하위팀의 가을 야구 진출 확률은 19.4%(31회 중 6회)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약 80%의 확률로 하위권에 머문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확률은 35.5%(31회 중 11회)로 더 높았다.


정규시즌 1위 성적표도 주목해야 한다. 꼴찌였다가 시즌 최종 순위가 1위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 사례도 제로에 그친다. 1994년 태평양과 1999년 롯데가 한국시리즈까지 올라봤지만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또한 롯데는 지금까지 페넌트레이스 1위를 해본 적이 없는 구단이다. 프로 원년인 1982년부터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최장 기간 정규 시즌 무관의 역사를 계속 안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과연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질지, 시즌 초반이지만 롯데의 광폭 행보에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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