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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빼고 ‘와르르’…기초체력 무너진 한국 경제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6.12 14:19
수정 2026.06.12 14:21

지난달 수출 전년 동월 대비 53.2%↑

반도체·컴퓨터 등이 수출 증가 견인

체감경기 개선 미미 ‘K자형 양극화’ 우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뉴시스

한국 경제가 반도체를 동력으로 회복 기대감을 키우는 가운데 특정 산업에 의지한 수출 호황만으로는 내수·건설·제조업 전반의 등 기초체력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중심 수출 호황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이른바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최신 경제동향(6월호)’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3.2% 증가했다.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169.4%)와 컴퓨터(290.7), 선박(16.7%) 등의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정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호조, 소비·기업심리 개선 등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수출은 반도체·컴퓨터·선박 수출 확대 등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수출 호조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제조업의 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한 까닭이다.


자동차(5.9%), 일반기계(6.3%), 철강(2.1%), 자동차부품(2.5%) 등 전통 주력 산업 수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수출 증가가 특정 품목에 집중되면서 산업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경제 전반의 체감경기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수 지표는 여전히 부진하다.


4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했고, 광공업 생산(0.7%)과 서비스업 생산(1.0%)도 나란히 줄었다. 건설업 생산 역시 1.4% 감소하며 침체 흐름을 이어갔다. 소매판매액지수도 전월 대비 0.8% 감소해 소비 회복세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최근 한국 경제는 수출과 국내 경기가 함께 움직이던 과거와 달리,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황이 내수와 고용, 투자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특히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자본·기술 집약 산업으로 생산과 수출이 크게 늘어도 직접적인 고용 창출 효과는 제한적이다.


반면 자동차와 철강, 기계 산업은 수많은 협력업체와 부품업체가 연결된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이들 업종의 부진은 고용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달 취업자 수는 4만명(0.1%) 감소했다.


정부 관계자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청년뉴딜정책, 추경 효과는 상방요인이지만, 그간 누적된 비용 부담이 영향을 주면서 제조와 건설을 중심으로 영향이 나타났다”며 “최근 중동전쟁으로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수출 확대와 첨단산업 육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중동전쟁에 따른 물가·공급망 부담과 환율·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취업자수가 감소로 전환하는 등 고용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구조혁신과 초혁신경제 프로젝트를 추진해 제2, 제3의 반도체 등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새로운 성장산업 육성과 함께 경제 전반의 체력을 보강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정 산업의 호황만으로 경제 전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에도 건설투자는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성장의 토대가 되는 투자와 내수 기반은 약해지고 있는데다 수출 성과만 부각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성공적인 총량 지표에 가려진 K자형 경제, 그 솔루션을 찾아서’를 통해 “성공적인 총량 지표에 가려진 K-양극화 심화를 막기 위해 시장 활력 보강이 요구되는 부문에 대한 신속한 추경 집행을 통해 재정의 경기 안정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가 파급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출 항목에 대해서는 지출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장의 기대인플레이션 심리를 완화시켜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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