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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추락하는 통합당, 결국 공멸로 가나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0.04.30 06:00 수정 2020.04.30 05:15

'김종인 비대위' 놓고 당내 '패권 다툼' 극에 달해

전국 선거 4연패 당하고도 정신 못 차리는 통합당

당내선 "차라리 완전히 망하는 게 낫다"는 목소리도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과 조경태 최고위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제1차 전국위원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과 조경태 최고위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제1차 전국위원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4·15 총선에서 참패를 당한 미래통합당이 자중지란(自中之亂)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당초 통합당 지도부는 당 수습과 재건을 위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했지만, '김종인 비대위' 세력과 '반(反)김종인 비대위' 세력 간의 '패권 다툼'이 심화되면서, 사분오열되는 모양새다. 당내에선 "2016년 총선·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2020년 총선까지 4연패를 당하고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며 "차라리 완전히 망한 뒤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합당은 지난 2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가결했다. 그러나 의결 정족수 미달로 상임 전국위원회가 열리지 못해 '8월 31일 전당대회 개최' 관련 당헌 개정이 불발되면서, 비대위 구성이 사실상 무산됐다. 김 전 위원장이 '4개월짜리 비대위원장'을 거부하면서다. 상임 전국위 의결 정족수 미달의 배경에 대해선 대선·당권 주자들이 각 시도당위원장을 상대로 참석 거부를 종용하거나 유도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김종인 비대위'를 놓고 내홍이 격화되고 있는 와중에 29일에는 중진들 간 볼썽사나운 공개 설전도 이어졌다.


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서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대구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이 당의 터줏대감이다. 몇몇 뜨내기들이 들어와서 터줏대감을 몰아 내놓고 또 다시 당권을 농단하는 건 당원들이 용서하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뇌물 브로커 전력이 있는 팔십 넘은 외부 사람"이라고 규정한 뒤 "거기에 매달리는 모습이 창피하고 안타깝다. 그런 자생력이 없는 당이라면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비대위'를 찬성하고 있는 정진석 의원을 향해선 "자민련(자유민주연합)에서 들어와서 MB(이명박)와 박근혜에게 붙었다가 이제 김종인에게 붙는 걸 보니 안타깝다"며 "이런 사람들이 들어와서 설치는 건 이 당에 미래가 없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같은 홍 전 대표의 발언에 분노한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터줏대감 운운하며 공당을 사유물처럼 생각하는 전근대적 사고에 넌더리가 난다"고 즉각 역공을 가했다.


이번 4·15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정 의원은 "홍 전 대표가 생각 없이 쏟아내는 막말이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며 "마구잡이 막말로는 국민들과 함께 할 수 없다. 함부로 입을 놀려도 되는 거냐"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공인으로서의 최소한의 금도조차 없는 그가 우리 당의 미래가 될 수는 없고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당 상황에 대해 당내 인사들을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김세연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총선 참패 직후에 '이게 끝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끝이 아닌 것 같다"며 "솔직히 지금 (당이) 뭘 해야 할지 답은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1대 총선) 당선자 중에서 초대 원내대표를 선출해 그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위기) 극복 방안을 기대해보는 정도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 금정구에서 3선을 한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한국당(現 통합당)은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고, 좀비 같은 정당"이라고 진단을 내린 바 있다. 그러면서 당 해체를 주장했다.


21대 총선에 출마한 통합당 청년 후보 및 당원들로 구성된 청년 비대위도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지난 며칠간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비정상적인 절차와 어제 전국위에서 나타난 부적절한 과정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 1야당인 통합당이 한 개인(김종인)에게 무력하게 읍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를 초래한 지도부 전원은 즉각 사퇴해야 하고, 당장 당선인 총회를 열어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해 신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지도부 공백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합당의 한 당직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역대급 총선 참패를 당하고도 정신을 못 차리고 지리멸렬하는 모습이 점입가경"이라며 "차라리 완전히 당이 망했으면 좋겠다. 망한 뒤에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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