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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변액보험 안전판 축소…리스크 관리 '촉각'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0.04.30 06:00 수정 2020.04.30 05:18

관련 적립금 90.3조로 13.6% 감소…5년 만에 '최소'

성큼 다가온 제로금리에 부담 증폭…헤지 역량 주목

변액보험을 둘러싼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 변액보험을 둘러싼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

변액보험을 둘러싼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면서다. 이에 따라 생명보험업계가 변액보험에 대한 위험 분산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국내 생보사들의 변액보험 적립금은 총 90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104조5000억원) 대비 13.6%(14조2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생보업계의 변액보험 적립금 규모는 2015년(91조5000억원)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변액보험은 보험료를 주식과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기반 펀드에 투자하고 그 운용 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생보업계의 투자 상품이다. 다만, 이미 납입한 보험료에 대한 보증 또는 적립액이 제로인 경우 역시 사망보험금을 보증하고 있어 보증 위험이 존재하는 상품이다.


변액보험 적립금이 쪼그라든 것은 최근 코로나19 여파에 올해 초 실물경제 부진과 이에 따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급락한 영향이 크다. 이렇게 적립금이 감소하면서 생보사의 변액보험 보증 위험도 함께 늘고 있다. 변액보험은 국내 생보사 전체 수입보험료의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주요 상품이다.


이에 대한 방어막으로서 자리하고 있는 것이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제도다. 생보사의 위험 관리를 위해 2011년부터 시행돼 온 해당 제도에 따라, 관련 평가액은 생보사의 당기손익에 반영된다. 2011년 3월 말 8000억원 수준이었던 생보업계의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은 2019년 7조6000억원으로 연 평균 25%씩 증가하며 생보사 실적에 영향을 미쳐 왔다.


문제는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할인율은 평가 당시의 시장 수익률이 아니라 일정 기간 통계에 기반 해 산출된다는 점이다. 기준금리 0%대의 제로금리 시대가 상당 기간 유지된다면 생보사의 보증준비금도 지속적으로 늘게 된다는 얘기다.


코로나19 변수로 우리나라에서도 0%대 기준금리는 현실로 다가온 실정이다. 한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과 금융권의 불안이 커지자 올해 3월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더 내린 0.75%로 운용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1%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보사들은 이로 인한 변액보험 보증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파생상품을 이용, 위험을 최소화하는 헤지에 나서고 있다. 보험업법상 보험사가 보유할 수 있는 파생상품은 총자산의 6% 이내로 제한돼 있으나, 변액보험 보증 위험 헤지 목적인 경우는 한도 예외로 적용할 수 있도록 2014년 말에 감독규정이 개정된 상태다.


실례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변액보험에 대한 보증 위험 헤지를 하지 않은 캐나다 매뉴라이프는 경영상 어려움이 겪었지만, 미국의 푸르덴셜은 헤지를 실시해 손실을 최소화한 바 있다. 매뉴라이프는 2008년 당기 당기손익이 전년 대비 88% 급감하면서 최고경영자가 교체되고, 뒤늦게 변액보험에 대한 헤지에 나서야 했다. 반면 푸르덴셜은 변액연금 보증옵션의 평가손실이 30억2000만달러 발생했지만, 헤지를 통해 25억8000만달러의 이익이 발생해 손실을 4억4000만달러까지 축소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변액보험 비중이 큰 보험사들은 파생상품을 활용한 헤지를 실시하고 있다. 주가지수 선물이나 이자율 스왑과 같은 파생상품을 활용한 헤지 효율이 90% 이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중·소형사는 경영진 인식 부족, 전문 인력 양성 어려움 및 시스템 구축비용 등의 문제로 헤지를 하지 못해 손익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를 내포하고 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의 보증 위험 헤지를 위해서는 보증 위험 관리 시스템 및 위험 관리 체계 마련과 더불어 보증수수료 프라이싱 정교화가 필요하다"며 "헤지 시스템은 회사 역량에 따라 자체 구축하거나 컨설팅사를 통한 아웃소싱 방안을 고려할 수 있고, 체계 마련 시 헤지 수단이 되는 파생상품의 만기별 유동성 수준이나 할인율 평가 방법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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