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검…이재명 "尹 혐의 빼는건 안돼" 윤석열 "이미 포함해 하자 했다"

대선후보 간의 직접 공방으로 격화

이재명 "부산저축은행, 부친 집 매매

당연히 포함해서 특검 수사해야"

윤석열 "말장난 그만하고 특검 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1일 오전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을 방문해 구국용사충혼비에 참배한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촉발된 '대장동 특검' 정국이 대선후보 간의 직접적인 공방으로 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른바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 등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관련된 혐의를 빼고 특검을 하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대해 윤석열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의혹도 포함해서 특검을 하자고 이미 얘기했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11일 대구·경북 방문 2일차을 맞이해 경북 칠곡의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후보가 본인 혐의가 드러난 부분은 빼고 (특검을) 하자는 엉뚱한 주장으로 (대장동 특검) 문제가 진척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내게 불리한 것은 빼고 상대방에게 불리한 것만 하자는 것은 결국 하지 말자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돈을 최초 조달할 때 대출 비리를 알고도 덮었다는 혐의가 있다면 당연히 수사해야 한다"며 "그 때 (부산저축은행) 그것을 덮지 않고 제대로 처벌하고 환수했다면 이 (대장동) 일은 아예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나아가 "(의혹들 중에서) 윤석열 후보와 관계된 부분만 빼고 하자? 이게 말이 안되지 않느냐"며 "윤 후보의 부친이 어쩌다가 집을 하필이면 (대장동 의혹과) 관련된 사람에게 팔게 됐는지도 당연히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포함해서
특검하자고 얘기한게 벌써 언제냐"
이재명 '전직 대통령 공과' 향해서도
"말 맨날 바뀌어…답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11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강원도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에 대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미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을 포함해 본인과 관련된 모든 의혹도 수사 대상으로 하는 특검을 하자고 한지가 오래됐다며, 도대체 이재명 후보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격한 반응을 보였다. 양당 원내지도부와 대변인 사이에서 오가던 공방이 대선후보 간의 공방으로 수위가 올라가는 모양새다.

윤석열 후보는 같은날 강원 방문 2일차를 맞이해 강원 춘천의 도당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 문제는 부산저축은행까지 포함해서 하자고 얘기한 게 벌써 언제냐"며 "자신이 없으면 (특검을) 못하겠다고 딱 부러지게 버티든가, 할 것이면 180석 가진 당에서 빨리 야당과 특검법 협상을 들어가든가, 그렇게 하면 된다"고 압박했다.

아울러 "웬만해서는 상대 정당의 후보에 대해 이런 표현을 하고 싶지는 않은데, 이재명 후보도 법조인인데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어서 대꾸하고 싶지가 않다"며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고 매일 말이 바뀐다. 말장난은 그만하고 바로 (특검에) 들어가자"고 역공을 가했다.

이재명 후보가 '매일 말이 바뀐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는 이날 이 후보의 '전직 대통령 공과'에 대한 발언도 도마 위에 올렸다.

이 후보는 이날 TK를 찾은 자리에서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의 공과에 관해 언급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농지개혁을 한 것은 칭찬받을 만한 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구·경북이 낳은 매우 눈에 띄는 정치인"이라고 했으며, 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3저호황을 활용해서 경제가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라고 거론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후보는 "해방 후에 미국과 친일 세력들이 대한민국의 점령군 행세를 했고, 이승만 전 대통령은 결국 점령당해서 휘둘렸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게 얼마 안된 것 같은데, 그 얘기도 맨날 바뀐다"며 "이재명 후보의 얘기를 내게 묻지 말아달라. 같은 법조인으로서 왔다갔다 하는 것에 대해 답을 하기가 어렵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