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정치 발언 논란' 허규, 두 공연의 엇갈린 결정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입력 2020.04.21 07:34
수정 2020.04.21 07:34

'미아 파밀리아' 측, 하차 결정 "본인 요청"

'또 오해영' 공연은 계속 "이미 개막, 하차 어려워"

허규. ⓒ 뉴시스

최근 연예인들의 '정치적 발언'이 적잖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소신 발언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과격하고 선정적이었다는 점에서 팬들마저 등을 돌리는 상황이다. 이들은 '진정성'을 인정받기보다 '경솔함'에 대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


뮤지컬배우 허규도 이 가운데 한 명이다. 허규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디 멸공,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글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한 누리꾼이 "저는 빨갱이보다 친일파가 더 싫다"고 하자, 허규는 "빨갱이한테 당해 봐라. 북한 가서 살든가"라고 맞받아쳤다.


특히 허규는 누리꾼과의 설전 과정에서 "친일도 피가 끓지만 공산주의는 진행형이니 일단 먼저 막아야 한다. 친일은 두고두고 XX야 한다"며 "지들도 해 먹기 바쁜데 적폐청산은 개뿔. 어차피 누가 해도 그거 못해.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게 우선이다. 친일파도 민주당이 더 많다"는 글을 남겼다.


정치적 소신 차원을 넘어 '막말'에 가까운 발언들이 쏟아내 다소 의외였다. 그간 허규는 반듯하고 성실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아왔다. 뮤지컬 무대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진정성 있고 진지했다.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력 덕분에 여러 캐스트 가운데 그가 무대에 오르는 날을 선택하는 뮤지컬 팬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허규는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우선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공연 제작사 홍컴퍼니는 17일 "'미아 파밀리아'에서 스티비 역으로 출연 예정인 허규 배우가 공연에서 하차하게 됐다"고 밝혔다. 홍컴퍼니는 "배우 본인의 요청으로 배우와 제작사 간 충분한 대화를 통해 논의가 이루어졌다"며 "제작사에서는 배우의 의지를 존중해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발언 탓에 무대에 서는 걸 막아선 안 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홍컴퍼니 측은 "본인 요청"임을 강조하며 논란을 차단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허규도 반성문을 게재하며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다. 허규는 15일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자필 사과문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이 글에서 허규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많은 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려 너무 너무 죄송하다"며 "민감한 사항에 대해 경솔했던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 깊이 반성하고 자숙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아 파밀리아'와 달리 현재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또! 오해영' 무대에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허규는 논란 이후인 17, 19일 공연에도 정상적으로 무대에 올랐다. 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무사히 공연을 마쳤다는 후문이다.


공연 제작사 측은 "이미 공연이 개막한 데다, 더블캐스팅으로 진행 중이어서 대체 배우를 투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허규 배우의 하차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의 이진상 캐릭터로 출연 중인 허규는 앞으로도 약 50%에 해당하는 공연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진상 캐릭터에는 조풍래가 허규와 함께 더블캐스팅됐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