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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떨어졌다는데...'체감'은 어렵다는 소비자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입력 2020.04.20 06:00 수정 2020.04.20 05:17

금리 기준인 코픽스 1.26% 사상 최저치로 떨어져

금리인하 6개월의 '시차' 기다리는 인내심 요구돼

한 시중은행의 영업점 창구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한 시중은행의 영업점 창구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면서 시중은행이 금리 인하 움직임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금융소비자들이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 나오고 있다.


당장 17일부터 은행권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떨어졌다. 이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3월 기준)가 1.26%로 전달 보다 0.17%포인트 하락한데 따른 것이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010년 2월 공시 이후 10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잔액기준 코픽스 역시 1.38%로 0.06%포인트 하락해 8개월째 내렸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등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가중평균값인 코픽스와 연동된다. 은행 예금 금리가 떨어지면 코픽스도 하락하고, 이에 연동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줄줄이 내리게 된다.


이에 따라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은 지난 17일부터 코픽스와 연동한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0.06~0.17%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의 경우 연 2.64~4.14%였던 코픽스 연동 대출상품의 금리를 연 2.47~3.97%로 낮췄고, 우리은행은 2.83~3.83%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2.66~3.66%로 조정했다. 농협은행도 2.51~4.12%로 0.17%포인트 낮춰 잡았다.


그동안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자 곧장 대출금리도 따라 내릴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의 혼합형(고정금리 5년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중순과 비교해 오히려 상승했었다.


금리의 역주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은 채권시장의 영향이 컸다. 혼합형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은행 등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금융채 금리에 연동하는데 투자자들이 금융채까지 팔아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금리가 오른 것이다.


이번달에는 정부가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해 채권 매입에 나서는 등 은행채 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출금리가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아직까지는 변동금리대출보다는 고정금리대출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금융사들은 설명했다. 통상 고정금리 대출이 변동금리보다 높게 형성되지만 2018년 말부터 역전 현상이 나타났는데, '고정‧변동 간 재역전'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은행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들의 경우 가산금리와 우대금리가 그대로라면 처음 대출받을 때 기준으로 삼았던 코픽스의 변동폭만큼 대출금리가 변동된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변동 주기가 통상 6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차를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한은의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 영업점 앞에 붙어있는 '1%대 최저금리'는 은행이 제시하는 각종 우대금리 요건과 거래실적을 등을 모두 달성해야 하는 바늘구멍에 가까워 대출 소비자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별로 기준이 다르지만, 아직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에 비해 대체로 낮은데다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시중금리가 떨어져도 1년 가량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최근 은행들이 각종 우대금리 제공을 줄이면서 고객들이 낮은 금리를 찾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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