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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석發 검찰쿠데타 리스트 살펴보니…'조국' 수사한 괘씸죄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0.03.24 06:00
수정 2020.03.24 10:35

황희석 검찰 국정농단세력 14명 공개 파문

청와대·조국 겨눴던 수사검사들 대부분 포함

최순실·우병우·양승태 수사로 과거 친정권 분류

진중권 "조국의 복수…조국 끄나풀 너무 설쳐대"

열린민주당 비례후보에 출마한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뉴시스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이른바 ‘검찰쿠데타 세력’이라며 윤석렬 검찰총장을 비롯한 14명의 검사 명단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력을 살펴보면 정권과 관계없이 굵직굵직한 비위수사를 했던 특수통 검사들로 확인된다. 조국 전 장관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이른바 ‘적폐몰이’를 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황 전 국장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명단에는 윤 총장과 여환섭 대구지검장,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 이두봉 대전지검장, 박찬호 제주지검장, 한동훈 부산고감 차장검사, 신자용 부산동부지청장, 양석조 대전고검 검사, 김창진 부산동부지청 형사1부장, 김태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송경호 여주지청장, 신봉수 평택지청장 등이 적시됐다.


황 전 국장은 “평소 추적하면서 쌓아온 제 데이터베이스와 경험 그리고 다른 분들이 제공한 정보에 기초한 것”이라며 “2020년에는 기필코...국민들이 야차들에게 다치지 않도록 널리 퍼뜨려 달라”고 했다. 검찰발 국정농단세력으로 규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딱히 밝히지 않았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새로울 것 없는 이른바 ‘윤석렬 사단’일 뿐이며, 지난 조국 사태를 거치며 권력에 칼을 겨눴다가 좌천된 검사들이라는 반응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안의 통화에서 “윤석렬 사단으로 알려진 사람들에다가 그럴듯한 이름(검찰 쿠데타 세력)을 붙여서 던진 것”이라며 “청와대와 조국 전 장관을 수사했던 검사들이 대부분 포함됐다”고 했다.


실제 박찬호 제주지검장은 지난해 대검 공안부장으로 재직하며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수사를,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는 대검 반부패수사부장으로 조 전 장관의 가족비리 수사를 각각 지휘했다. 신봉수 평택지청장과 송경호 여주지청장, 고형곤 대구지검 반부패부장 등도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들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청와대와 조 전 장관 수사를 제외하면 오히려 문재인 정권이 반길만한 결과물을 내놨던 특수통 검사들이었다.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상납의혹을 밝혀냈으며, 검찰의 구속을 수차례 피했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구속기소하는 데 성공했었다. 지난해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수사를 이끈 것도 한 차장검사였다.


박 지검장도 국정원 댓글 사건 재수사, 국군기무사령부의 세월호 유족 불법 사찰 의혹 등 문재인 정권에 유리할 만한 사안들을 다뤘다. 신자용 지검장은 윤 총장과 함께 최순실 특검팀에 몸담아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신봉수 지청장과 송경호 지청장은 조 전 장관 수사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수사에서 성과를 내면서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었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비위수사를 진행한 검사들이었다는 평가가 더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김경률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페이스북에 “황희석 후보의 말을 빌리자면 현 정부가 가지고 있는 법무부 블랙리스트인 셈”이라며 “국정농단 수사, MB수사, 세월호 7시간 수사, 사법농단 수사, 삼성 수사, 삼성노조 파괴수사팀, 국정원 댓글 수사한 나쁜 검사들 명단”이라고 비꼬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 장관 들어와 검찰인사 시작되면 그때 살생부로 활용하려고 작성해 둔 것이 아닐까. ‘형’(조 전 장관)의 복수를 해야죠”라며 “검찰에서 수사에 착수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팬덤만 믿고 조국 끄나풀들이 너무 설쳐댄다”고 적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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