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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대의민주주의

  • [데일리안] 입력 2020.03.19 10:10
  • 수정 2020.03.19 10:18
  • 데스크 (desk@dailian.co.kr)

선거법 개정 후폭풍...21대 총선은 최악의 총선 될 것

울산시장 부정선거 관련자 대거 공천...민주주의에 대한 도전


안개 속에 빠진 국회의사당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안개 속에 빠진 국회의사당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월 15일 예정된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헌정 사상 최악의 총선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 확실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통과시키기 위한 꼼수로 정체불명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들고 나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배제한 채 이른바 4+1 협의체로 선거법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더니 이제는 공천 논란과 전대미문의 비례위성정당 창당으로 막장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근본원인은 잘못된 선거법 개정 때문이다. 국회 구성의 다양성과 대의성 확보를 위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다 했지만 정당지지율과 의석 배분이 따로 놀게 되어 있고 소수정당이 난립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예고된 참사였다. 그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군소정당과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정봉주 전 의원, 손혜원 의원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을,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을 각각 비례위성정당으로 창당하는 사상 초유의 코미디 같은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각 정당의 공천 논란도 심각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울산시장 부정선거 개입 사건으로 법원에 기소된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과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후보 양보의 대가로 주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흥정했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지역구에 모두 공천했다. 울산시장 부정선거 사건은 청와대가 총괄 기획한 의혹이 짙은 헌정 질서를 뒤흔드는 중대 사건이다. 그 핵심 관련자들을 대거 공천했다는 것은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비례대표 공천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1번에 4억원 상당의 기초생활비와 장애인 활동 지원금을 부정수급한 교수를 공천했고, 비례대표 4번에 2002년 최규선 게이트 당시 36억원의 금품을 수수한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을 공천했다. 중대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과연 국회의원으로서 적합한 자격을 갖췄는지는 심히 의문이다. 미래한국당도 당선이 확실한 비례대표 5번에 별다른 활동 전력도 없는 경력 11개월의 신참변호사를 공천하겠다고 발표했고, 정의당도 비례대표 1번에 대리 게임 논란을 불러일으킨 여성 후보를 공천했지만 어디에도 국민들은 안중에 없다.


대의민주주의가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논란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국회의원 선거를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비례대표는 왜 필요한 것인지 국민들은 궁금하다. 정당이 국민의 뜻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일부 정치적 패거리와 그 지지자들의 놀이터가 되어 버렸다. 정치권력의 사유화(私有化)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심각한 상황이다. 정치적 볼모로 발목잡힌 국민들의 정치혐오는 인내의 한계를 넘어 폭발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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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계절이 올 때마다 메시아를 기다려 보지만 헛된 희망이었음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의 규정은 언제나 유효하다. 결국 지혜로운 국민들이 무능하고 낡고 부패한 정치질서를 깨고 희망의 미래를 향해 전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힘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가 없는 힘은 압제다. 뛰어난 인재들이 진정한 국민의 뜻을 받들어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수 있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혁이 시급한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김종민 변호사, 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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