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분양 물량 곳곳 차질…사이버 모델하우스 홍보 역시 한계
입력 2020.03.13 06:00
수정 2020.03.13 05:37
인기-비인기지역 분양시장, 양극화 더욱 심화
“수도권 등 인기지역은 온라인으로 대체, 지방은 이마저도 힘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점차 장기화 되면서 분양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분양 일정을 연기하거나, 대부분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오픈하면서 내방객들로 북적이던 견본주택 풍경을 볼 수 없고 당첨 계약자에 한해서 제한적으로 오프라인 견본주택을 개방하고 있다.
13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달초 계획 됐던 2월 분양물량은 1만3789가구(아파트 일반분양가구 기준, 임대제외)였으나, 최종 실적은 5064가구로 계획대비 36.7%에 그쳤다.
2월 중 계획됐던 물량 대부분이 3월 이후로 일정이 늦춰지면서 이달 전국에서는지난해 3월(1만821가구)의 약 2.3배 많은 2만5308가구가 분양 예정됐지만, 이 역시도 다 분양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최근 분양시장이 굳이 모델하우스 방문을 하지 않고도 온라인상의 정보들로도 청약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 건설사들도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오픈하고 계획대로 일정을 소화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지만, 이마저도 수도권 등 인기 지역에만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극심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수도권 등 인기지역에서는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대체하는 반면, 지방이나 비 인기지역은 분양 일정을 전체적으로 늦추는 경우가 많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지역 사회 감염 확산세가 본격화되면서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난 대구와 경북 등지에서는 분양계획 물량이 모두 기약 없이 연기됐다”면서 “수도권에서는 온라인으로 청약을 대신할 수 있겠지만, 온라인이 비교적 덜 익숙하고 입지 자체로도 부족한 면이 있는 지방의 경우에는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홍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에 건설사들도 일정을 고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봄 분양계획 물량 대다수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사람들이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어 모델하우스도 직접 보지 않고 청약을 넣는 인기지역과 그렇지 않은 비인기지역의 분위기가 더욱 상반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청약을 실시한 경기 수원 권선구 ‘쌍용 더 플래티넘 오목천역’은 총 408가구 모집에 6788명의 수요자가 몰려 평균 16.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인천 ‘검단신도시 대성베르힐’은 총 645가구 모집에 1874명이 신청하며 평균 2.9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표본이 적어 코로나19가 1순위 청약자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이들 단지가 기대에 비해 1순위 청약자수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 한편, 오프라인 모델하우스 오픈 없이 나온 결과라 나름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건설사 및 분양관계자들 대부분이 예비청약자들을 대상으로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자체들도 분양승인에 대해 신중해 하는 등 일정이 순연된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