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아동양육지원·고효율제품 환급…불필요한 추경 사업 수두룩
입력 2020.03.12 11:46
수정 2020.03.12 11:46
정부 ‘코로나 추경’ 불구 연관성 부족한 사업 다수 편성
국회예산정책처 “효과 크지 않은 사업 최대한 제외해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본래 목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과 동떨어진 사업들이 많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연관성이 약하거나 중·장기 사업들이 추경 사업으로 적합한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2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2020년 추경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추경안에 포함된 일부 사업이 기존 코로나19 지원이라는 목적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부족한 사업이 다수 편성됐다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일부 사업은 사업계획 적정성 여부와 별개로 이번 추경안 목적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부족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추경안은 코로나19를 조기 극복하고 직·간접적 피해를 보상·경감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아동양육 한시 지원’ 사업은 아동수당 수급 대상자를 상대로 지역사랑상품권 등을 지급해 양육비용을 보전하려는 것이다. 코로나19 피해 여부와 관계없이 가구내 보육 아동 유무 및 연령에 따라 수혜자가 결정되는 사업인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전력효율향상’ 사업은 고효율 가전 제품 구매시 비용 일부를 환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코로나19의 피해와 직접적 관계가 없는 업종과 구매여력이 있는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제공되는 사업이다.
또 기획재정부 ‘부가가치세’ 감액경정은 소규모 개인사업자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담을 간이과세자 수준으로 낮추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 효과를 반영한 부분이다. 코로나19 피해와 인과관계가 낮아 보이는 내년까지 세부담을 경감하고 있다.
추경은 짧은 기간에 재원을 집행해야 하는 고유의 특성이 있다. 그러나 절차와 시간이 소요되는 사업들도 포함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추경안은 단기간에 사업계획을 작성함에 따라 일부 사업은 사업수요, 대상 및 추진 방식 등에 대한 검토가 미흡하다”며 “편성목적 달성 여부가 불확실한 측면이 있어 국회 심의과정에서 사업계획 보완·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행정안전부 ‘지역사랑 상품권발행사업’의 경우 해당지역 내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지역사랑 상품권을 발행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발행액 일정비율을 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소요 되는 사전절차 기간을 고려하지 못해 대구광역시, 경상북도 등 신규발행 지방자치 단체의 경우에는 조례제정·계약절차 등에 소요되는 기간으로 적기 발행이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코로나19 지역고용대응 특별지원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고용안정 및 건강보호 사업 등을 설계해 실시할 수 있도록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역시 지방자치단체 수요파악 및 예산 배정기준 등 사업계획 핵심적인 부분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는 사업계획이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 추진 대상·물량, 지원기준, 수요조사 및 집행가능성 등을 보완해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국회에서 면밀한 심의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해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번 추경안은 어려운 재정여건 하에서 국세수입 감액경정 및 국채 추가발행까지 감수하면서 편성했다는 점에서 최대한 불요불급하거나 효과가 크지 않은 사업은 제외하고 시급하며 집행 필요성이 큰 사업들 위주로 선별·구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아직 확산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정확한 사업 수요를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방역체계 강화 및 직접적 손실·피해 보전 사업 등에 충분한 규모를 반영하지 못했을 여지도 있다”며 “추경안 목적과 직접적 관련성이 부족하거나 기타 타당성 및 집행가능성이 부족한 예산을 재원으로 방역체계 강화 및 손실․ 피해지원 사업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는데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