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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드리워지는 팬데믹 공포…전문가 "1900 붕괴 가능성"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입력 2020.03.11 05:00
수정 2020.03.11 07:38

외국인 이틀째 대규모 매도 공세, 기관 물량 사들이며 지수하락 방어

미국 확진자 급증시 코스피도 악영향 불가피…당분간 보수적 접근 유효

전문가들은 미국내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될 경우 미국 증시의 추가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코로나19 확진자가 10일(현지시간) 700명을 넘기며 본격적인 확산세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미국내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될 경우 미국 증시의 추가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한 여파로 코스피 지수의 1900선 붕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대비 8.16포인트(0.42%) 상승한 1962.93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이 홀로 9884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과 기관이 각각 3099억원, 6115억원을 동반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글로벌 지수들이 낙폭을 확대하는 동안 비교적 추가 하락 방어에 성공했다.


이날 팬데믹 공포로 인해 외국인이 이틀째 대규모 매도 물량을 쏟아내는 동안 이날 기관이 6000억원 이상을 쓸어담았다. 개인도 장 초반에는 매도세로 일관하다가 3000억원 이상의 순매수로 전환됐다. 외국인이 극도의 공포심으로 투매에 나서는 동안 기관은 오히려 1950선을 저점으로 보고 순매수 행진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 확진자 급증 여부, 1900선 붕괴 가능성 열어놔


전문가들은 코스피 하단의 마지노선을 1900선으로 보고 있다. 미국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게 되면 1900선 마저 붕괴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제 유가 급락 이슈까지 등장하면서 디플레이션과 신용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증시의 추가 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기준금리 인하 정책 약발이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극심한 변동성 구간에 위치한 것은 분명하고 일시적인 추가 낙폭 확대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저점 당시나 유로존위기,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발생했던 2011년 8월에도 현재보다 깊은 낙폭이 형성됐던만큼 이 때 수준의 경기침체나 신용경색 리스크가 아니라면 주가는 상당부분 충격요인을 반영했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제조업 밸류체인 자체가 정상 가동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만큼 중간재와 자본재 공급을 담당하는 한국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금리정책으로는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미국내 코로나19가 아직 시작단계라는 점에서 글로벌 증시의 추가 폭락 가능성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950선은 극심한 저평가 구간이라고 볼 수 있는데 현재 PBR 수준(0.8배)이 1960선인데 이 밑으로 가게되면 굉장히 저평가 구간으로 가게되는 것"이라며 "1900선 붕괴도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그 상태로 고착화되거나 더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등시점 시기상조…밸류에이션 매력은 높아져


전문가들은 아직 반등 시점을 논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불투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시점에서 반등 시점을 논하는 것 자체가 이르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박기현 센터장은 "한국과 중국이외 지역에서의 코로나 확진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실물 및 심리지표의 저점 통과 확인이 먼저 필요할 것"이라며 "글로벌 정책 공조 출현 여부에 따라 지수가 빠른 반등을 시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는 시점은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는 시점으로 이때부터 빠른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를 잠재우려면 백신이 나타나는 시점을 반등시점으로 봐야할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로서는 코로나19의 정점이 지나는 시기를 확인해아하는데 미국에서 광범위적으로 확산되는지 여부가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기업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고 결국 코스피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는 코스피 1900 초반대에서 분할매수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과 미국 코로나19 확진세가 둔화되고 각국 정책 공조가 나타날 경우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코스피 1900선 초반대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데 매도 실익이 없는 구간에서 점진적 매수 대응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시장은 경기침체 현실화 가능성을 일부 투영한 정책대응이 시작되고 있어 금융시장의 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지만 시장 안정화 전까지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며 "때문에 시장 변동성 급변 흐름을 고려할 때 단기 관망후 분할 매수로 접근할 것을 조언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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