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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대표이사-이사회 의장직 분리…사외이사 비중확대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입력 2020.03.04 18:45 수정 2020.03.04 19:06

이사회 독립성·경영 투명성 제고 위한 조치…정기 주총서 안건 상정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대한항공 사외이사 후보인 정갑영 전 연세대학교 총장·조명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박주현 SC제일은행 고문과 사내이사 후보인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수근 오퍼레이션부문 부사장.ⓒ대한항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대한항공 사외이사 후보인 정갑영 전 연세대학교 총장·조명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박주현 SC제일은행 고문과 사내이사 후보인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수근 오퍼레이션부문 부사장.ⓒ대한항공

대한항공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해 이사회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4일 이사회를 열고 이달 27일 개최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할 안건을 이같이 결정했다. 또 사내이사 후보와 함께 전문성과 독립성 제고를 위한 사외이사 후보 3명도 공개했다.


대한항공은 먼저 이번 주총 안건으로 현재 대표이사가 맡고 있는 이사회 의장직을 이사회에서 선출하기 위한 정관변경안을 결의해 상정하기로 했다.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 역할을 강화해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를 소집·주재하며, 회사의 전략과 방향에 대해 경영진에 조언하고 주주 및 투자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이사회에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를 결의한 바 있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또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했다. 정갑영 전 연세대학교 총장, 조명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박현주 SC제일은행 고문 등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2명의 사외이사(안용석·정진수)를 대체하는 후보 외에 1명을 추가해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한 것이다.


정 후보는 27년간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후 연세대 제17대 총장을 역임한 경제학 전문가다. 한국산업조직학회·동북아경제학회 회장 역임, 산업통상자원부 사업재편심의위원장 등의 경력을 보유했다. 경영 전반에 대한 균형 잡힌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조 후보는 24년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국내 대표 기업지배구조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연구평가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국제기업지배구조연대(ICGN) 이사를 맡고 있는 등 대표적인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다. 한국스튜어드십코드 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조 후보는 주주 및 국내외 투자기관이 요구하는 기업의 환경, 사회적 책임, 거버넌스 개선 관련 전문적인 의견 제시가 기대된다.


박 후보는 여성 사외이사 후보로 SC제일은행 부행장보를 역임한 기업 금융 전문가다. 기업 운전자금 관리업무 관련 해박한지식과 경력을 바탕으로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전문적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이날 사내이사로 임기가 만료되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과 이수근 오퍼레이션부문 부사장을 정기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결의했다.


우 사장은 여객 마케팅 임원·미주지역본부장·여객사업본부장·경영전략본부장 등 회사의 주요 부서에서 근무했다. 그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USC)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다. 우 사장은 델타항공과의 성공적인 조인트 벤처를 추진하고 운영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는 등 경영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이 부사장은 자재부·시설환경부·정비기술부 등 항공사 운영과 관련한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그는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MBA를 받았으며, 정비본부장을 거쳐 오퍼레이션부문 부사장을 맡고 있다. 대한항공은 그가 항공 산업 기술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회사를 지속 발전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추천된 사내·사외 이사들은 이달 27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대한항공의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는 6명 둥 총 9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라면서 “이날 이사회에서 결의한 안건들은 건전한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향후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제들을 차질 없이 이행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 이사 선임과 해임을 특별결의사항으로 규정돼 있는 것을 일반결의사항으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만큼 이날 이사회에서는 관련 내용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번 주총에서 정관이 개정돼야 내년 주총에서 변경된 정관으로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별결의사항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는 대다수 상장 기업이 이사 선임·해임안을 일반결의사항으로 분류해 주총 참석주주 과반의 동의만 얻으면 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조항이다.


대한항공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를 거치며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이사 선임·해임안을 일반결의사항에서 특별결의사항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3월 고 조양호 전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부결되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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