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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주총-효성] 조현준 체제 강화로 변화·혁신 속도 낸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3.01 05:00
수정 2020.03.01 07:51

취임 이후 3년 글로벌 경영으로 1조 클럽 화려한 복귀

3세 경영 안착...차별화된 리더십 본격적으로 드러낼 듯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 본사 전경.ⓒ연합뉴스

효성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조현준 대표이사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계기로 3세 경영의 본격적인 도약을 꾀한다.


효성은 오는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효성 총괄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건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의 등기임원 임기는 오는 22일까지다.


또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더불어민주당 고문)을 새 사외이사후보로 결정하고 이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상정된다. 조현준 회장은 계열사인 효성ITX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함께 걸려 있다.


현재의 회사의 지분 구조를 감안하면 이들 안건은 무난히 통과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조현준 회장(21.94%), 조현상 총괄사장(21.42%), 조석래 명예회장(9.43%)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보유지분 합계가 54.72%로 과반수가 넘는다.


또 단일주주로는 3대 주주인 국민연금(9.97%)도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적극적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통과시키면서 스튜어드십코드(적극적 주주권 행사 지침) 강화를 천명했지만 효성에 대해서는 그다지 목소리를 높이지는 않고 있다.


국민연금은 최근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313개 상장사 중 56개사의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지만 효성은 변경 대상에서 제외됐다.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하기만 해도 위법행위 임원에 대한 해임을 청구하거나 정관 변경 등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단순투자’를 유지하고 있는 효성은 국민연금의 시각에서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 대상 기업이 아니라는 점을 의미한다. 이는 오너 일가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대한 실효성 부담 등 현실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주총 자체보다는 주총 이후 조현준 회장의 경영체제 강화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지난 2017년 초 그룹 총수 지위에 오르며 3세 경영을 시작한 조 회장은 만 3년을 채운 올해부터 자신의 경영 색깔을 보다 본격적으로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다소 보수적이었던 효성의 기업 문화를 보다 젊고 진취적으로 변모시켰고 국내외 현장 경영 강화로 글로벌 기업 역량을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효성은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액 18조119억원, 영업이익 1조102억원을 달성하며 지난 2016년(영업이익 1조163억원) 이후 3년만에 연간 영업이익 1조클럽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효성티앤씨(스판덱스)·효성첨단소재(타이어코드)·효성화학(폴리프로필렌)·효성티앤에스(금융IT) 등 주요 계열사들이 고른 성적을 거둔 것이 주효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섬유제품 판매가 증가한 것을 비롯, 베트남·중국·인도를 비롯한 주요 해외법인 실적 호조, 효성티앤에스 등 자회사들의 해외 수출 증가, 탄소섬유·아라미드 등 미래 신사업의 수익 개선 등이 함께 이뤄지면서 좋은 결과를 냈다.


조현준 효성 회장 ⓒ효성

이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꾀한 조현준 회장의 글로벌 경영 성과로 탄소섬유를 비롯, 타이어코드와 스틸코드, 에어백 원단 및 쿠션 등 자동차용 소재사업을 미래 신사업으로 이끈 조현상 사장의 기여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사내이사 재선임을 계기로 미래 신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탄소섬유·아라미드·삼불화질소(NF3)·폴리케톤 등 고부가가치 신소재 사업에서 성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것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잇다.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한 이후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향상시켜왔다. 효성첨단소재는 앞으로 탄소섬유 산업에 총 1조원을 투자해 오는 2028년까지 연간 생산량 2만4000톤(10개 라인) 규모의 생산시설을 구축, 양과 질에서 모두 압도적인 글로벌 위상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아라미드도 지난해 5세대이동통신(5G) 통신망용 광케이블로 수요가 급증했고 방탄 소재와 산업용 타이어 등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현재 울산에 연산 1250톤 규모의 공장을 운영 중으로 오는 2021년까지 연산 5000톤의 생산 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전지의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이 묻어 있는 장비의 세척에 쓰이는 기체인 NF3와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케톤도 꾸준히 판매를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 3년이 조 회장 체제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였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시기가 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취임 이후 젊은 총수답게 진취적인 변화와 혁신을 꾀해 왔다는 점에서 그의 경영 리더십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조현준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숲속의 고객을 보고 숲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기업’으로 성장하자고 다짐한 것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혁신을 주도하자는 의지가 담겨있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모든 분야에 있어서 업의 개념, 게임의 룰을 통째로 바꾸고 있음을 알아 차려야 한다"며 "이러한 변화는 나무 하나만 봐서는 알 수 없고 크게 숲을 보는 시야를 가지고 빠른 변화를 알아내고, 선도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의 목소리(VOC)를 끊임없이 강조해온 것도 바로 고객이 더 이익을 내고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서"라며 "고객이 우리 곁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며 고객의 목소리를 나침반으로 삼아야 생존의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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