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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램-낸드 양 날개로 올해 실적 회복 돌파구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1.30 13:23
수정 2020.01.30 14:06

메모리반도체 투톱, 5G·데이터센터로 반등 노려

DP, LCD→QD 전환 속 초고화질·초대형 비중 확대

삼성전자 12GB LPDDR4X 모바일 D램.ⓒ삼성전자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을 겪은 삼성전자가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투톱으로 실적 반등을 꾀한다. 여기에 파운드리도 두 자릿수 성장이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디스플레이도 차세대 QD 디스플레이로 프리미엄 비중을 확대하며 부품(DS)의 실적 주도를 견인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서병훈 삼성전자 IR담당 부사장은 30일 오전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D램 시장이 올 상반기 중 정상화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견조한 수요 증가로 안정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낸드플래시도 가격 탄력적인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데다 공급사의 전반적 수익률이 D램보다 낮아 상대적으로 D램보다 수급상황이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시장 수급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이러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4분기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예상보다 확대되면서 판매 실적이 호전됐고 10나노 D램과 5세대 V낸드 공정 전환이 원활히 이뤄지면서 상당한 원가절감 효과까지 더해진 것이 4분기 반도체 실적 선방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으로 3조4500억원을 기록, 메모리반도체 호황 끝물이었던 전년동기(7조7700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이상 줄어들었지만 전분기(3조500억원)와 비교하면 소폭 상승했다.


서병훈 부사장은 “올해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는 D램이 10%대, 낸드플래시가 20% 중반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망치를 뛰어넘는 수요가 나오면 경기도 평택 2기와 중국 시안 2기 신규 팹(공장)을 활용해서 탄력적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서버용 메모리 수요 견조...일각선 신중론도


이러한 긍정적 전망은 서버·모바일용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는 데 기인하고 있다. 올해부터 중장기적으로 보면 5세대이동통신(5G)용 스마트폰 판매가 확대되면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에 대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 그동안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으로 다소 정체돼 온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메모리반도체 현물거래(스팟)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수요 정상화 과정의 일부라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1y나노(10나노 중반) D램 등 미세 공정 전환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서버용 고용량 제품과 모바일용 LPDDR5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다만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했다. 서버용 제품의 경우, 데이터센터용 수요 확대가 관측되고 있지만 본격적인 수요 반등을 단언하기는 힘들고 모바일도 5G 시장 상황 추이 등을 좀 더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전무는 “지난해 4분기 데이터센터 고객사들로부터 수요 확대가 관찰되고 있지만 서버 시장이 수요 반등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수요 확대 추세가 하반기까지 계속 이어질지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바일용 제품에 대해서도 “일부 고객사 재고 증가 리스크와 지난해 메모리 채용이 큰 폭 상향된 기저효과가 있어서 올해 메모리 채용량 증가가 제한적일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5G 스마트폰이 어느 가격대까지 확대되는지 등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삼성전자는 중장기 수요를 대비해 클린룸 인프라 투자는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회사측은 “메모리 반도체의 투자 계획은 아직 미정이고 검토 중”이라며 “제품별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제공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 가능한 이익 기반을 강화한다는 원칙 하에 투자 및 캐파(생산력) 운영 전략을 구사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지난해 말 발생한 반도체 공장 정전 사고의 영향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31일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에서는 약 1분 동안 정전이 발생해 생산 라인 일부가 중단됐다.


회사측은 “최근 발생한 메모리 공장 정전 사고는 정상 복구를 완료했다"며 "이번 정전으로 인한 메모리 수급의 변동이나 생산에 주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도 성장 전망...DP는 QD 기대감 ‘업’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8나노 컴퓨팅칩 양산 본격화, 5G 첨단 공정 확대 등으로 인한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만큼 5G 칩 공급 확대를 위한 생산 최적화에 집중하는 한편, 극자외선(EUV) 4나노 공정 개발도 박차를 가해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승훈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전무는 “올해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며 “4나노 공정제품 설계를 완료하고 5나노 공정에서는 모바일 외에도 컨슈머 등 다수 제품을 추가해 고객사와 응용처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경우,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이미지센서·디스플레이 드라이버IC(DDI·디스플레이 구동칩) 등 주요 부품의 공급을 확대해 실적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10나노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지연에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신동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전무는 “10나노 신규 CPU 공급이 지연되고 있지만 14나노 CPU도 8채널 메모리를 지원하고 있어 10나노 지연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우, 중소형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폴더블(접히는·Foldable)로, 대형은 고화질 QD 디스플레이로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회사측은 올해 중소형 디스플레이 경쟁이 심화되겠지만 5G 스마트폰 교체 수요로 OLED 시장 성장하면서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차별화된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 판매량과 가동률 모두 늘리면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도 선점한다.


대형 디스플레이는 초대형과 8K(해상도 7680X4320) 시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QD 디스플레이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넓혀 수익성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액정표시장치(LCD)에서 QD디스플레이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대형·초고화질 제품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꾀할 방침이다.


제조 및 양산 기술 제고로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주요 고객과도 긴밀히 협력해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에 진입하며 수익성을 개선시켜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QD 디스플레이는 초기 3만장(30K) 규모부터 단계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라며 "LCD 캐파(생산력)은 초대형 초고화질 LCD TV와 커브드 게이밍 모니터와 같은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30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실적으로 매출 230조4000억원과 영업이익 27조77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매출 243조7700억원·영업이익 58조8900억원) 대비 매출은 13조원, 영업이익은 30조원 이상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실적 감소는 반도체사업의 부진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사업부 연간 영업이익은 14조200억원으로 전년도(44조5700억원) 대비 약 68.5% 감소했다. 감소분인 30조5500억원은 전체 영업이익 감소분(31조1200억원)과 거의 일치하는 수치로 반도체 부진이 그대로 전체 회사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0’에서 삼성전자 전시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퀀텀닷(QD) AI’가 적용된 ‘QLED 8K’의 생생한 화질을 감상하고 있다.Ⓒ삼성전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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