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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안철수, 어디서 품을까…출마 유력 후보지는

정도원 기자
입력 2020.01.12 06:00 수정 2020.01.17 13:37

높은 기대감과 관심 반영…출마지 벌써 설왕설래

경기남부·세종 출마설은 근거 희박한 것으로 보여

서울 노원병·종로, 부산 부산진갑·북강서갑 거론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지난 2018년 7월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과 악수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지난 2018년 7월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과 악수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계의 풍운아'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1년여 간의 해외 체류를 마치고 돌아온다. 총선을 앞두고 정계복귀를 전격 결단한 것이다.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6~7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3분의 1에 가까운 국민들이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복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지점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응답층에서는 71.6%가 안 전 대표의 복귀에 반대했다는 점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함께 '드루킹 불법댓글 여론조작'의 최대 피해자였다. 당시 이른바 '양념질'을 했던 문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여전히 안 전 대표를 예민하게 견제하는 와중에도 고무적인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적으로 보면 안철수 전 대표의 복귀 결단은 "총선에 공헌하지 않은 정치인에게는 대권이 없다"는 공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 직접 출마하는 것은 정해진 수순으로 여겨진다. 정계복귀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관심을 반영하듯, 어디에 출마할 것인지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설왕설래가 일고 있다.


경기남부와 세종을 거론한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안 전 대표의 핵심 최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안철수 전 대표가 경기남부 출마를 유력 검토 중이라는 보도는 허위사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안철수 지지와 신당 창당을 위한 충청·세종·대전 준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주목받았다. 안 전 대표가 그간 충청권에 많은 공을 들였던 것 자체는 사실이다. 중앙당 창당대회는 서울에서 한다는 '상식'을 깨고 지난 2016년 2월에 대전에서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었으며, 지난 2017년 4월 대선후보를 확정 선출하는 최종 경선도 대전에서 치렀다.


하지만 이같은 애정과는 별개로 충청권을 기반으로 제3지대 신당을 건설한다는 것은 "너무 나갔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당계 의원실 관계자는 "충청도 사람이 아닌 사람이 어떻게 충청을 기반으로 제3당을 만드느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당사에 비춰봐도 충청권을 기반으로 제3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한 인물은 JP(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유일하다. 이회창 전 국무총리, 이인제 전 의원, 심대평 전 충남지사, 반기문 전 총장 등은 모두 충청이 낳은 '인물'이었지만, 이들 중에 충청을 기반으로 단독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한 사람은 없었다.


창당 때부터 국민의당과 직·간접적 관계를 가져온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들은 데일리안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안 전 대표의 출마 후보지로 △서울 노원병 △서울 종로 △부산 부산진갑 △부산 북강서갑 등을 유력하게 바라봤다.


20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에 출마했던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노원역 인근 문화의 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20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에 출마했던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노원역 인근 문화의 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서울 노원병은 안철수 전 대표가 19대 도중 치러진 보궐선거와 20대 총선에서 연속으로 당선된 지역구다. 19대 보궐선거 때는 무소속으로, 20대 총선에서는 제3당 국민의당으로 출마했는데도 각각 60.5%와 52.3%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안 전 대표는 아직도 노원구 상계동 자택을 유지하고 있으며, 배우자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지역구에서 재선(再選)을 했으니 출마 근거는 확실하지만, '정치적 책임'의 문제가 걸린다는 지적이다. 안 전 대표는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4년 임기 중에 채 1년을 마치지 못하고 대권에 도전하며 의원직을 사퇴했다. 21대 총선에 출마하더라도 안 전 대표의 시선이 2022년 대선에 향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칫 또 중도사퇴가 반복될 것이라는 '네거티브 캠페인'의 대상이 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것도 검토해볼 수 있다. 상징성을 고려하면 대권주자 안 전 대표에게 매력적인 카드다. 종로에 연고가 없지도 않다. 안 전 대표는 서울대 의대 본과생일 때, 종로구에 있는 서울대 연건캠퍼스를 다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보다 더한 험지가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분신'인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잡으러간다면, 중도보수대통합 성사 시에 더욱 매력적인 카드가 된다는 관측이다.


종로는 '독이 든 성배'라고도 불린다. 2000년 총선에서의 이종찬 전 의원, 2008년 총선에서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2016년 총선에서의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이 대권주자로 종로에 도전했다가 낙선하며 정치적으로 '휘청'했다. 다만 안 전 대표는 어디든 출마하면 당연히 당선돼야 하고 떨어지면 끝이기 때문에 이는 종로에 국한한 리스크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고지인 부산으로 귀향해 초심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양념'에 상처입고 객지에서 방황한 안철수 전 대표를 고향에서 품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호소해 대권 재도전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서석재·최병렬·이방호·정의화 등을 배출했던 '부산고 라인'에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4선 김정훈 의원 정도만 남은 상황이라, 정치적으로 '갱고(경남고)'에 밀리고 있는 '부고' 출신들이 대거 일어나 안 전 대표를 밀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 경우에는 부산 부산진갑이 '출마 1순위'로 거론된다. 안 전 대표는 집안이 4대째 부산과 연고가 깊다. 증조부가 부산권인 양산시 서창동 태생이며, 조부는 부산상업학교를 나왔다. 부친은 부산공고를 나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부산진구 범천동에서 범천의원을 열어 수십 년째 지역에서 진료활동 중이다. 안 전 대표도 범천동에서 자라났다. 부산진과의 연고는 확실한 셈이다.


이른바 'PK 친문'의 대표주자인 김영춘 민주당 의원과 대결한다는 것은 '정권심판론' 측면에서도 명분이 있다. 단, 중도보수대통합의 측면에서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비서실장(차관급)을 지낸 뒤, 이 지역에서 한국당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해온 이수원 예비후보 및 황교안 대표의 최측근 원영섭 조직부총장 등과의 '교통정리'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부산 북강서갑도 출마 후보지로 거론된다. 안철수 전 대표 정도 되는 대권주자는 굳이 동(洞) 단위의 연고까지 찾을 것 없이 부산 18개 지역구 어디에 출마해도 사실 문제는 없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거제에서 태어났지만 부산 서구에서 계속 출마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해에서 태어났지만 부산 동구와 북강서을에 출마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출생지와 관계없이 부산 사상에서 출마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대권을 염두에 두고 기왕 부산으로 귀향한다면, 부산에서 가장 험지로 꼽히는 북강서갑에 출마하는 게 안 전 대표다운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북강서갑의 전재수 의원은 지역구 관리를 잘해와 야당에서 누가 출마해도 쉽지 않다는 말이 들린다. 이 때 안 전 대표가 나선다면 야권의 PK(부산·경남) 대표주자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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