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장발장 부자' 이야기 큰 감동…도울 방법 찾아라"
입력 2019.12.16 15:49
수정 2019.12.16 15:49
수석보좌관회의서 "정부‧지자체 시민들 온정에만 기대지 않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현대판 장발장' 사연을 거론하며 "많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시민들의 온정에만 기대지 말고, 복지제도를 통해 제도적으로 도울 길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살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판 장발장' 사연은 지난 10일 오후 4시쯤 인천 중구 중산동의 한 마트에서 배고픔을 참지 못한 부자(父子)가 물건을 훔치다 적발됐지만, 딱한 사정을 듣고 마트 주인은 용서했고, 경찰은 국밥을 사줬으며 곁에서 이들을 지켜보던 중년 남성이 돈 봉투를 놓고 사라진 미담(美談)이다.
[文대통령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 전문]
장발장 부자의 이야기가 많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흔쾌히 용서해 준 마트 주인, 부자를 돌려보내기 전에 국밥을 사주며 눈물을 흘린 경찰관, 이어진 시민들의 온정은 우리 사회가 희망 있는 따뜻한 사회라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시민들의 온정에만 기대지 말고, 복지제도를 통해 제도적으로 도울 길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살펴주기 바랍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가운데 우리 경제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부는 세계 경기둔화와 보호무역주의 등 우리 경제의 악재를 이겨내기 위해 가능한 정책수단을 총 동원하여 대처해왔습니다.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경제 활력과 성장을 뒷받침하고자 했고, 올해보다 내년이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더욱 의미가 큰 것은 경제가 어려우면 선택하기 쉬운 임시방편적이며 인위적인 경기부양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혁신·포용·공정의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흔들림 없이 추진하면서 만들고 있는 변화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긍정적 변화에 더욱 속도를 내서 정부 정책의 성과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경제 체질을 확실히 바꾸고 우리 경제를 새롭게 도약시킬 수 있습니다.
우선 올해를 시작할 때만 해도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고용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되었습니다. 최근 취업자 수가 4개월 연속으로 30만 명 이상 증가하고, 고용률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청년 고용률과 실업률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상용직 취업자가 60만 명 가까이 늘었고,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수혜자도 대폭 늘어나는 등 고용의 질도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망 확충에 역점을 두고 끈기 있게 정책을 추진한 결과가 나타난 매우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일자리의 질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특히 우리 경제의 주력인 40대의 고용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매우 아픕니다. 정부가 20∼30대 청년층과 50대 신중년층, 60대 이상의 노인층의 일자리정책에 심혈을 기울여온 것에 비해 40대에 대해서는 얼마나 노력했는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40대의 일자리 문제는 제조업 부진이 주원인이지만 그렇다고 제조업의 회복만을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될 경우 산업구조의 변화는 40대의 일자리에 더욱 격변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계속되는 산업현장의 스마트화와 자동화가 40대의 고용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산업구조의 변화에 대비해 고용안전망을 강화해 왔지만 40대의 고용에 대한 특별 대책이 절실합니다. 청년과 노인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용지원을 한 것처럼 40대 고용대책을 별도의 주요한 정책영역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40대의 경제사회적 처지를 충분히 살피고 다각도에서 맞춤형 고용지원정책을 마련해 주기 바랍니다.
가계소득과 분배에서의 변화도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3/4분기 가계소득동향에 따르면 국민의 가계소득과 분배여건이 모두 개선됐습니다. 가장 저소득층인 1분위 계층의 소득증가 폭이 확대되는 등 모든 분위에서 가계소득이 증가했고, 특히 분배지수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의 개선으로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는 일반적 추세가 반전되었습니다.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만들어낸 매우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더욱 확산시키려면 복지 사각지대까지 꼼꼼히 살피고 세심하게 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특히 가계소득동향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1인 가구의 대해 특별한 점검과 대책이 필요합니다. 고령화뿐 아니라 늦은 결혼과 비혼 문화의 확대 등으로 1인 가구의 비중이 30%에 달하며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그런 만큼 경제·주거·사회복지·안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1인 가구를 위한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소득과 분배관련 지수도 1인 가구를 포함하여 조사하고 분석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고, 주거정책도 기존의 4인 가구 표준에서 벗어나 1인 가구의 특성에 맞는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여성 1인 주거에 대해서는 충분한 안전대책까지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혁신성장 분야의 성과도 우리 경제의 미래의 큰 희망입니다.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산업과 데이터, 인공지능, 수소경제 등 3대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집중지원과 함께 민간투자도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혁신창업과 제2벤처붐 확산은 아주 든든한 흐름입니다. 신규벤처 투자액이 올해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신설법인 수가 증가 추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창업기업 중에서도 기술창업의 비중이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비상장 기업으로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 되는 유니콘기업이 증가 속도가 빠른 것도 매우 의미가 큽니다.
우리 정부 출범 당시 3개이던 유니콘기업이 11개로 크게 늘었고, 특히 올해에만 5개의 유니콘기업이 탄생해 성장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유니콘기업 수로 세계에서 6위이며 세계 5위인 독일과 1개 차이로 순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의 창업벤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간 플랫폼기업과 ICT기업 등에 편중되어 있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열한 번째의 유니콘기업이 바이오헬스분야에서 탄생한 것도 분야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변화라고 할 만합니다. 유니콘기업 확산은 혁신성장정책 성공의 상징입니다. 정부는 특별한 관심과 집중적 지원정책으로 유니콘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랍니다.
모태펀드와 스케일업펀드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예비 유니콘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등 정부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주기 바랍니다. 또한 유니콘기업이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탄생하도록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생명공학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와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유니콘 후보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