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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교체’ 단호한 무리뉴 승부수, 알리도 인정

김태훈 기자
입력 2019.11.27 08:31
수정 2019.11.27 09:00

[챔피언스리그] 올림피아코스에 뒤진 전반 다이어 교체

에릭센 투입 후 활기 찾고 4-2 대역전승

전반 추가시간 올림피아코스 수비의 헛발질에 이어 알리의 만회골이 터졌다. ⓒ 뉴시스

토트넘 레비 회장의 극찬대로 조제 무리뉴 감독은 역시 승부사 기질이 있는 명장이었다.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서 펼쳐진 ‘2019-20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5차전 올림피아코스와의 홈경기에서 짜릿한 4-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3승1무1패(승점10)을 기록한 토트넘은 남은 경기결과와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이처럼 결과는 좋았지만 전반은 최악에 가까웠다.

토트넘은 전반 6분 만에 올림피아코스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고, 전반 19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추가골을 내줬다. 무리뉴 감독의 첫 홈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던 홈팬들은 예상하지 못한 흐름에 당황했다. 2골 모두 수비수의 실수가 묻어 있어 기분도 좋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좌시하지 않았다.

전반 28분 만에 에릭 다이어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투입했다. 수비에 무게를 둔 다이어가 아닌 공격적인 카드 에릭센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계산이었다. 몸이 안 좋은 것도 아닌데 선발 출전한 선수를 전반 중반에 교체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이 따르는 결정이지만 무리뉴 감독은 단호했다.

빠른 결단은 주효했다. 그라운드에서 뛰던 선수들은 에릭센 투입으로 ‘공격!’ 메시지를 받은 이후 흐름을 바꾸며 주도권을 잡았다. 미드필드는 안정감을 찾으면서도 활력이 더해졌다. 과감한 교체로 분위기를 환기한 무리뉴 감독에게는 행운도 찾아왔다. 전반 추가시간 올림피아코스 수비의 헛발질에 이어 알리의 만회골이 터졌다.

1골차로 좁히고 맞이한 후반에는 5분 만에 동점골이 나왔다. 루카스 모우라의 땅볼 크로스를 케인이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무리뉴 감독은 터치라인 밖에서의 재빠른 공 배달로 공격 전개를 도운 볼 보이에게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건네고 포옹했다. 무리뉴 감독 특유의 쇼맨십이 빛나는 장면이다.

알리(오른쪽)도 무리뉴 감독의 판단과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 뉴시스

0-2 끌려가다 2-2 동점을 만든 토트넘의 기세는 대단했다.

마침내 후반 28분 역전골이 터졌다. 이번에는 손흥민의 역할도 컸다. 알리가 왼쪽 측면에서 살짝 올려준 공을 손흥민이 머리를 이용해 반대쪽으로 넘겼다. 홀로 있던 오리에가 강력한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역전골을 만들었다. 절묘한 헤더로 볼을 연결한 손흥민의 어시스트다.

불과 4분 뒤에는 교체 투입했던 에릭센의 날카로운 프리킥 패스를 받은 케인이 머리로 쐐기골을 넣으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짜릿한 역전승으로 토트넘은 홈에서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상황 판단 능력과신속하고 단호한 대처, 승부사 기질까지. 무리뉴 감독이 왜 명장인지 보여준 한판이다.

역전의 시작을 알린 알리도 무리뉴 승부수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알리는 경기 종료 후 ‘B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뒤지고 있을 때 무리뉴 감독이 더 공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그 카드는 적중했다”고 평가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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