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건강 위험수위…유승민·손학규·서청원 '단식 만류' 방문
입력 2019.11.27 03:00
수정 2019.11.27 00:12
黃, 단식 일주일째…혈압 정상수치 벗어나고 거동 못해
보수야권 인사들 "건강 너무 해쳐…단식 중단해 달라"
당 지도부, 黃 대표 병원으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
黃, 단식 일주일째…혈압 정상수치 벗어나고 거동 못해
보수야권 인사들 "건강 너무 해쳐…단식 중단해 달라"
당 지도부, 黃 대표 병원으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
26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7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갔다. 혈압 수치가 정상치를 벗어나고 거동이 어려운 수준으로 건강 상태가 악화되자 보수 야권 인사들이 연달아 황 대표를 찾아 단식을 만류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이끌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전 8시 51분께 지상욱 의원과 함께 농성장을 찾았다. 유 의원은 황 대표와 대화 직후 기자들과 만나 "건강을 너무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단식을 중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해선 어차피 거기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힘을 합해 막아야 하는 것"이라며 "황 대표가 너무 건강을 해치는 것 같아 걱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황 대표가 거의 말씀을 잘 못하고, 자꾸 마스크를 벗고 말하려는 걸 벗지 말라고 했더니 고맙다고 이야기하셨다"고 말했다. 보수통합 문제에 대해선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오후 1시 45분께 김관영 의원과 함께 황 대표를 방문했다.
손 대표는 농성장을 떠나면서 기자들과 만나 "(건강 상태가) 아주 안 좋은 것 같다. 얼굴이 부은 것 같다"며 "(황 대표가) 뭐라고 말을 했는데 뭐라고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기력이 쇠해서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옆에서 자리를 지킨 박대출 한국당 의원이 "(황 대표가)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이어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 한 분이 야외에서 노숙하며 단식하는 건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며 "빨리 일어나서 손잡고 좋은 나라를 같이 만들도록 하자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오후 2시 45분께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농성장을 찾았다. 박 전 의장은 "황 대표의 단식을 통한 민주주의 투쟁을 높이 평가한다"며 "황 대표의 단식은 모든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청원 무소속 의원도 이날 황 대표를 찾았다. 오후 5시 14분께 농성장에 도착한 서 의원은 황 대표와 3분가량 대화를 나눈 직후 기자들과 만나 "건강이 최고다. 풍찬노숙하면 건강이 더욱 더 악화된다"며 "건강을 조심하고 병원에 가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황 대표가) 말씀을 아예 못하시더라. 이불 바깥으로 손만 조금 (나왔고) 말 한 마디도 못하더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한국당 지도부는 황 대표의 건강 상태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보고 병원으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농성장 인근에는 비상상황을 대비해 의료진과 구급차를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 곁에서 매일 밤을 보내고 있는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이날 "정치적인 이유로 시작된 단식이지만 (단식 지속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의료진에게 맡겨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정치적인 목적이 완성되지 않더라도 참모들은 의료진 판단에 따라서 바로 (병원으로) 이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읍 비서실장은 "보통 단식을 할 때 하루 3000~4000cc 정도 물을 섭취해야 하는데 현재 1000~1500cc 정도 밖에 섭취를 못하고 있다"며 "물을 많이 못 삼키다보니 신장을 위험하게 만드는 단백뇨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단식 농성을 시작한 황 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강행 처리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를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