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법리 다툼 준비 속도…탄핵 변론 직접 등판 가능성도
입력 2024.12.17 05:30
수정 2024.12.17 05:30
검찰·공조본, 현직 대통령에 동시 출석 요구
소환 요구 계속 불응시 체포영장 수순 가능성
尹 변호인단 대표에 '檢 선배'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공조수사본부(공조본)와 검찰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앞다퉈 출석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중심으로 법적 대응 준비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본은 16일 오전 윤 대통령에게 오는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도 이날 윤 대통령에게 두 번째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특수본은 전날 윤 대통령에게 15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불응했다. 변호인단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조사에 응한다면 헌정 사상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에 출석하는 첫 사례가 된다.
윤 대통령이 수사기관들의 조사 요구에 아예 불응할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이 출석 요구에 계속 불응할 경우, 정당한 불출석 사유가 없다고 판단되면 수사 기관이 법원에서 체포영장 등을 발부받아 강제 신병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남동 관저에 머물며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윤 대통령은 내란죄 수사와 헌재 변론에 대비해 이날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대표로 하는 변호인단을 꾸렸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 측은 이날 공지를 통해 "김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 변호인단 대표(가칭)를 맡을 예정"이라며 "아직 내부 입장을 정리 중인 상황이다. 정리된 입장을 가급적 빨리 밝히려 한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이자 검찰 선배로,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정치공작진상규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윤 대통령 취임 후에는 국민권익위원장과 방송통신위원장을 연이어 맡았다. 올 7월 방통위원장 사임 후 10월 말 법무법인 세종으로 복귀했으나, 윤 대통령의 변론을 위해 최근 법무법인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 외에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등 윤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변호인단 구성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윤 대통령과 40년 지기인 석동현 변호사는 변호인단에 직접 합류하지 않고 후방에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권 안팎에선 헌재의 탄핵 심판이 시작되면 윤 대통령이 직접 심판정에 출석해 자신을 적극 변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국민담화에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면권 행사, 외교권 행사와 같은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