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생 갈림길 선 손학규, '정면 돌파' 택했다
입력 2019.10.28 16:30
수정 2019.10.28 18:02
퇴진 요구 일축…"바른미래당 지킬 것"
"제3지대 통합개혁 정당 만드는데 밀알 되겠다"
퇴진 요구 일축…"바른미래당 지킬 것"
"제3지대 통합개혁 정당 만드는데 밀알 되겠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정면돌파’의 길을 선택했다. 손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에게는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 바른미래당을 지키고 정체성도 지켜야 한다”며 쏟아지는 퇴진 요구에 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손 대표는 ‘제3지대 통합개혁 정당’ 출범 준비에 착수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당내문제가 정리되는 대로 제3지대를 열어 통합개혁 정당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며 “좌우이념에 경도된 거대 양당제의 폐해를 극복하고, 중도개혁과 실용적·합리적 정치세력을 다 모으겠다. 나는 그 과정의 밀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손 대표는 인재영입과 총선준비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정당의 대표자가 돼 국민들에게 희망이 될 인사를 모시겠다. 새로운 정당의 중심을 이룰 새로운 인재를 영입할 것”이라며 “당에서는 최고위를 곧바로 정비하고 새로운 제3지대 형성을 준비하겠다. 통합개혁위원회, 총선기획단을 바로 출범시킬 것”이라고 했다.
문병호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당권파 인사까지 등을 돌리는 모양새가 되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손 대표가 당 운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건 일종의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손 대표에게 이제 뒤는 없는 상황이다. 향후 행보에서 ‘아직 손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당과 국민 앞에 보여주지 못 한다면 그의 정치인생에 있어서 다시 회복하기 힘든 큰 타격으로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남계 포용·최고위 정상화 과제로
다만 손 대표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당내 호남계 의원들을 포용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평가다. 호남계 의원들은 최근 대안신당 등과 접촉하며 손 대표와 결이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칫 지금 대안신당과 접촉을 하면 또 하나의 ‘호남정당’을 만드려고 하는 거 아니냐는 의혹과 비난이 있을 수 있기에 당장은 접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당권파 인사들은 호남계 의원들이 손 대표로부터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의식한 듯 한목소리로 유대관계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임재훈 사무총장은 “호남계 의원들과 1미리미터의 오차도 없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대화하고 있으며 당의 앞날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채이배 정책위의장도 “국민의당 창당 때부터 같이 했던 분들은 결국 손을 잡고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최고위의 정상화도 과제다. 이준석·하태경·문병호 최고위원의 이탈로 당권파 3명(손학규·주승용·채이배), 비당권파 3명(오신환·권은희·김수민)의 구도가 된 최고위에서 손 대표가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문 전 최고위원의 자리를 대체할 최고위원을 빠른 시간 안에 지명해야 한다. 후보군으로는 김관영 의원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권파 관계자는 통화에서 “새로운 지명직 최고위원은 가급적 원내 인사로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 최고위에 출석하고 있지 않은 주승용 최고위원도 주요 의결사항이 있을 경우 회의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