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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LG화학-SK이노 배터리 소송, ‘톱다운’으로 풀어야

조재학 기자
입력 2019.09.05 07:00 수정 2019.09.04 21:11

끝장승부 공멸 위험…대승적 합의 통한 출구전략

LG화학 최고경영자간 대화 제의…공은 SK이노에

끝장승부 공멸 위험…대승적 합의 통한 출구전략
LG화학 최고경영자간 대화 제의…공은 SK이노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로고.ⓒ각 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로고.ⓒ각 사

최고경영진이 직접 나서야 할 때가 됐다. 승패를 가르려다 공멸할 수 있다. 대승적 합의를 통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정면충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소송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업계 안팎에선 양사의 소송전이 승자 없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양사의 소송전이 감정싸움을 넘어 그룹 간 자존심 대결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갈등의 골만 깊어지는 형국이다.

골짜기 끝에는 ‘상처뿐인 영광’이 기다리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서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말 미국 무역위원회(ITC)가 한쪽이 승소하는 최종판결을 내리면 경쟁사의 배터리 제품과 부품은 미국 수출이 금지되고 공장운영에도 차질이 발생한다. 맞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양사 모두 손해가 불가피하다.

결과적으로 중국, 일본, 유럽 등의 경쟁업체만 어부지리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 업계와 정부가 최종판결이 나오기 전에 양사의 중재를 바라는 이유다.

그나마 양사가 공방전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대화’를 언급하는 점은 고무적이다.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과 LG전자에 맞소송으로 대응하고,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본질을 호도하는 여론전을 그만두라는 입장문을 내놓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양사 모두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지금이라도 전향적으로 대화와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판단해 대화의 문은 항상 열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도 지난 3일 “SK이노베이션이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손해배상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이라며 조건부 대화를 제의하고 나섰다.

조재학 산업부 기자. 조재학 산업부 기자.

이런 가운데 “대화의 주체는 소송당사자인 양사 최고경영진”이라는 LG화학의 제안은 상대측에서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열쇠는 양사 최고경영진이 쥐고 있다. 사과를 하건 적정 선에서 합의를 하건 그럴 권한이 있는 최고경영진이 나서야 문제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

정면충돌을 피하려면 누군가는 핸들을 돌릴 수밖에 없다. 핸들을 잡은 최고경영진의 ‘용기 있는 결단’을 기대한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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