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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빠지는 中펀드, 무역분쟁 장기화 돌파구는

백서원 기자
입력 2019.08.13 06:00
수정 2019.08.13 06:07

올 들어 수익률 18% 냈지만…무역분쟁 속 6757억원 자금 이탈

“미중 패권경쟁 장기화 전망…중국 내부 재정정책·시장개방 주목”

올 들어 수익률 18% 냈지만…무역분쟁 속 6757억원 자금 이탈
“미중 패권경쟁 장기화 전망…중국 내부 재정정책·시장개방 주목”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옮겨 붙으며 전 세계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해외시장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도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중국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도 기로에 선 모습이다.ⓒ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옮겨 붙으며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해외시장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도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중국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도 기로에 선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 될 것으로 판단, 이에 따른 중국정부의 정책과 시장 개방 등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 10억원 이상 설정된 170개 중국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8.32%로 집계됐다. 지역·국가별 펀드군 가운데 러시아(21.70%), 북미(18.60%)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베트남(7.45%), 중남미(7.10%)는 7%대의 수익률을 냈고 일본(4.17%), 인도(3.98%)는 3~4%에 그쳤다. 최근 6개월 기준으로 봐도 중국은 7.27%의 수익을 거두며 러시아(10.10%), 북미(8.24%), 신흥유럽(7.46%)의 뒤를 이었다.

그러나 지난 3개월 기준부터 브라질, 러시아, 베트남 등이 선전한 사이 중국은 마이너스 수익(-2.73%)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 1개월 동안에는 베트남을 제외한 펀드군 전체가 마이너스 수익을 냈다. 특히 이 기간 인도(-8.34%)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중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주요국 펀드가 일제히 마이너스 4~5% 수준의 수익을 기록했다.

자금 유출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펀드의 설정액은 올해 들어 6757억원 감소했고 6개월 기준으로는 3110억원 줄었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환율을 둘러싼 거침없는 공세와 반격에 나선 최근 한 달에는 1938억원이 빠져나갔다.

다만 하반기 중국시장은 대외 변수라는 우려와 함께 일부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됐다. 지난달 중국 수출은 미국의 관세부과에도 불구하고 예상외 호조를 보였다. 지난달 중국 수출은 시장예상(2.0%)과 달리 전년 동기 대비 3.3 % 증가한 2215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향 수출도 6.3% 감소를 기록하며 6월에 기록한 7.8%보다 감소세가 개선됐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7월 중국 수출의 시사점은 두 가지로, 첫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관세 부과 및 환율조작국 지정 등 통상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미국경제의 호조가 여타 세계경제의 급격한 침체를 차단해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줄인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둘째는 중국정부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버티기 및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중국정부로서는 수출경기가 급랭하지 않는다면 부양정책을 통해 내수경기를 견인하면서 목표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음 달 추가 관세부과의 영향을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중국이 굴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관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할 부과하겠다고 지난 1일 경고했다. 이에 중국은 추가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5일에는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져 오던 달러당 7위안을 돌파했고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시장에선 양국의 갈등이 장기전 양상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대내 수요 회복에 집중된 중국 정부의 재정 정책은 기대할만하다고 평가했다.

염지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갈등 장기화와 불안한 대외 수요는 오히려 소비촉진, 서비스산업 육성에 집중된 부양책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 중국 재정정책은 대규모 감세, 비용절감을 통한 수요 회복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 G2의 패권 경쟁 속 정책 변화는 물론, 중국 내부에 주목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는 그동안 제한이 있었던 외자가 중국 본토로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해이자 커촹반이라는 새로운 주식시장이 생긴 역사적 한 해라는 설명이다.

김선영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증시 방향과 펀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며 “작년부터 중국이라는 국가를 떠올리면 무역분쟁밖에 생각나지 않겠지만 사실 중국 내부에서는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중국 증시 자체의 키워드를 꼽아 보자면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 편입비중확대, 러셀지수 편입, 커촹반 개장, 후룬통 개통, 적격외국기관투자가(QFII) 한도 폐지 논의, 알리바바 등 주요기업 홍콩시장 상장이 있는데 이는 한 마디로 ‘개방’이고 달리 표현하면 ‘자금유입’”이라고 분석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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