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류현진, 실속 챙긴 쿠어스필드 정복기
입력 2019.08.01 06:44
수정 2019.08.01 06:44
쿠어스 필드 등판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평균자책점 종전 1.74에서 1.66 하락
LA 다저스 류현진이 쿠어스 필드 공포증을 이겨내는데 성공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각), 쿠어스 필드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시즌 12승 도달에는 실패했으나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 필드서 무실점을 기록한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 있었던 경기였다.
무실점으로 6이닝이나 적립한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74에서 1.66으로 크게 낮아졌고,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유지하게 됐다.
영리한 투구로 실속을 챙긴 경기였다. 류현진은 앞선 5차례 쿠어스 필드 등판서 1승 4패 평균자책점 9.15로 매우 좋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등판 자체만으로도 큰 부담을 안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오히려 공격적인 투구로 악몽을 씻어내는데 성공했다.
콜로라도 타자들을 봉쇄할 수 있었던 주무기는 컷패스트볼이었다. 류현진은 커터의 구속을 주유자제로 변화시키며 타자들의 눈을 현혹했고 빗맞은 타구는 대부분 야수들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유리한 카운트를 가져가는 대신 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볼 배합도 가장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투구수 80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51개에 불과했는데, 제구가 흔들린 것이 아닌 의도된 볼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최고의 승부처는 역시나 4회말이었다. 류현진은 트레버 스토리와 ‘천적’ 놀란 아레나도를 손쉽게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2개를 적립했으나 데이빗 달에게 깜짝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후속 타자는 아레나도 만큼 류현진에게 강한 이언 데스몬드였고 무리해서 정면 승부를 하기 보다는 실속 챙기기에 나섰다. 데스몬드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킨 류현진은 다음 타자 욘더 알론소를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매조지 했다.
아레나도와의 세 차례 승부 모두 이겨낸 점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아레나도에게 4피홈런, 6할대 피안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약세였으나 이번 승부에서는 예리한 코너워크로 땅볼 2개, 뜬공 하나로 처리하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