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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억 광풍 멈춘 FA 시장, 이제는 칼바람의 시간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12.12 08:28
수정 2025.12.12 08:28

박찬호부터 양현종까지 총 12명, 계약 액수 542억원

남은 9명 중 불펜 김범수 제외하면 칼바람 계약 예고

손아섭. ⓒ 뉴시스

대어급 선수들의 계약이 완료된 프로야고 FA 시장이 일주일째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9일 개장하고 9일 동안 잠잠하던 FA 시장은 최대어 중 하나였던 유격수 박찬호가 두산으로 이적(4년 80억원)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4일 KIA에 잔류한 양현종까지 총 12명의 계약이 진행된 상황이다.


이번에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 총 21명이니 정확히 절반을 넘었고, 이제 9명만 자신의 운명을 선택하면 된다.


올 시즌에는 일명 ‘S급 선수’들이 등장하지 않아 스토브리그가 다소 미지근하게 전개될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거물급 선수들의 연쇄 이동이 있었던 데다가 FA를 신청하지 않은 김재환이 깜짝 이적하는 이슈가 터지며 야구팬들의 관심이 뜨겁게 타올랐다.


해외 이적을 염두에 뒀던 강백호는 정들었던 KT를 떠나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고, 무엇보다 100억원대 계약을 따내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에이징 커브 현상이 뚜렷했던 베테랑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MVP로 반전을 일으켜 예상보다 훨씬 높은 금액(3년 50억원)을 손에 쥐었고, KIA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할 것으로 보였던 최형우는 친정팀 삼성 품에 안겼다.


준척급 선수들도 당초 전망보다 훨씬 좋은 대우를 받았다. LG 우승에 크게 공헌한 박해민은 4년 65억원의 계약을 따냈고, 2명의 최원준과 이영하도 FA 광풍에 편승해 40억원 안팎의 금액을 확보하며 만족스러운 겨울을 보낼 예정이다.


최형우 삼성 복귀. ⓒ 삼성 라이온즈

아직까지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남은 9명의 대부분은 확 줄어든 관심과 함께 칼바람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30대 후반에 이른 황재균, 손아섭은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원 소속팀에서도 입지가 불안해 수요 없는 공급 신세로 전락한 모습이다. 이들이 계약에 도달하려면 큰 폭의 연봉 삭감은 물론 단년 계약까지 감수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40세에 이른 강민호는 포수라는 포지션의 희소성을 등에 업고 있지만 역시나 계약 기간이 관건이다.


한때 특급 마무리로 군림했던 조상우는 31세의 젊은 나이로 미래를 기대할 수 있으나 최근 몇 년간 부진한 데다가 A등급이라는 족쇄가 채워져 있어 이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큰 액수를 따낼 수 있는 선수는 불펜 요원인 김범수(30)다. B등급의 김범수는 이적하더라도 영입 구단의 부담이 덜하고, 무엇보다 불펜 자원이 유출된 원소속팀 한화가 적극적인 공세를 벌이고 있어 시간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한편, 이번 FA 시장은 지금까지 총 542억원의 돈이 오가고 있다. 이적 선수(6명)의 계약 총액은 314억원이고, 잔류 선수(6명)는 228억원의 계약을 따냈다. 지난해 599억 1000만원(총 19명)에 버금가는 액수이며, 역대 최고로 많은 돈이 오간 시즌은 2022년의 989억원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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