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다만 적용되는 조기교체, 옵션 때문?
입력 2019.07.02 00:10
수정 2019.07.02 10:40
마에다 쿠어스 필드에서 통산 5승 1패 3.00ERA
5회 1사에 교체, 승리 투수 요건 날아가
LA 다저스의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가 팀 승리에도 웃지 못했다.
다저스는 1일(한국시각)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서 10-5 승리를 거뒀다.
스포트라이트는 조기 강판된 선발 투수 마에다에게로 모아졌다. 또 다시 의도를 알 수 없는 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4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마에다는 3-0 앞서던 5회 1사 1·3루 위기에 몰렸고 투수 교체 지시가 내려지자 예상했다는 듯 더그아웃으로 발길을 돌렸다. 투구수는 88개로 여유가 충분했다. 올 시즌 벌써 6번째 퀵 후크(3실점 이하 6회 이전 강판)가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로버츠 감독의 선택은 실패로 귀결됐다. 뒤이어 등판한 잭 로스컵은 안타에 이은 홈런을 허용, 마에다의 승계 주자 득점을 막지 못했다.
물론 로버츠 감독은 한 발 빠른 투수 교체로 정평이 난 감독이다. 류현진 역시 부상 복귀 직후였던 2017시즌, 조기 교체 지시에 시달린 바 있다.
올 시즌에는 예전에 비해 선발 투수를 좀 더 길게 끌고 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불안한 다저스 불펜 상황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마에다에게 만큼은 예전과 같은 조기 교체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예 조항에 가까운 마에다의 계약 조건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마에다는 2016년 다저스에 입단할 당시 8년간 2500만 달러의 저렴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특히 옵션을 모두 충족시킬 경우 최대 1억 520만 달러로 불어나는 계약이라 많은 화제를 모았다.
옵션 내용은 선발 출전 횟수와 이닝 수를 충족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즉, 다저스는 마에다의 내구성을 의심했고, 선수의 다저스행 선호가 맞물리며 이처럼 말도 안 되는 계약이 이뤄질 수 있었다.
현재 마에다는 16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88이닝을 소화했다. 15번째 선발 등판부터 옵션이 적용되기에 일단 100만 달러를 챙긴 마에다다.
여기에 보장 연봉 300만 달러에 개막 로스터 합류(15만 달러) 조건을 충족해 지금까지 그의 연봉은 415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이닝 옵션은 90이닝부터 발동되기에 다음 등판에 가서야 이뤄질 전망이다.
마에다는 쿠어스 필드에서 무척 강한 투수로 통한다. 이날 경기 전까지 쿠어스 필드 통산 9경기(선발 6경기)에 나와 5승 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 중이었다. 류현진이 5경기서 1승 4패 평균자책점 9.15의 머쓱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과 비교하면 특급 성적표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로버츠 감독은 객관적인 데이터 대신 늘 그러했듯 마에다의 조기 교체를 지시했다. 마에다의 옵션을 최대한 낮추려는 의심의 시선이 가시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