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DNA로 대장암 90% 조기진단 가능한 시대 열린다"
입력 2019.05.08 14:22
수정 2019.05.08 14:23
지노믹트리, 체외 분자진단검사 '얼리텍 대장암검사' 출시
국내 임상 통해 소량의 분변으로 90.2%의 민감도와 특이도 입증
대변 DNA(디옥시리보핵산)를 분석해 대장암을 90%의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는 체외 분자진단 검사가 개발됐다.
암 조기진단 기업 지노믹트리는 8일 서울 소공로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환자의 대변에서 유전물질인 DNA를 분석해 대장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얼리텍 대장암검사'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노믹트리는 지난 2000년 대전에서 설립된 바이오마커 기반 암 조기진단 전문기업이다. 바이오마커란 단백질이나 DNA 등을 이용해 특정 질병의 발생 여부나 진행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생체지표다.
지노믹트리는 독자 개발한 바이오마커 발굴 엔진인 메틸화-디스커버리 시스템을 이용해 고성능 DNA 메틸화 바이오마커를 발굴한다. 체액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마커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지노믹트리가 이번에 출시한 얼리텍 대장암검사는 소량의 대변(1~2g)으로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체외 분자진단검사다.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체외진단용 의료기기로 허가받았다.
세브란스병원에서 30~80세 남녀 5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얼리텍 대장암검사 임상 결과 대장암을 진단하는 민감도가 90.2%, 질병이 없을 때 '없음'으로 검사결과를 보이는 특이도 역시 90.2%로 나타났다.
특히 초기인 대장암 0~2기까지의 민감도가 89.1%로 조기 진단 유효성이 높았다. 현재 연간 1회씩 국가검진사업으로 시행되는 분변잠혈검사의 조기 대장암 민감도는 50% 수준에 불과하다.
김남규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암은 조기검진으로 용종을 찾아내 제거하면 예방이 가능하고, 조기에 진단하면 90% 이상 치료가 가능한 암인데도 환자의 절반 이상이 병이 한참 진행된 후에야 진단을 받는다"며 "얼리텍 검사를 활용하면 대장암 환자를 조기에 진단하고 확진을 위한 대장내시경 순응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는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진단의 정확도는 높으면서도 검사가 편리하고 환자 순응도가 높아야 한다"며 "얼리텍을 통해 대장암 조기검진율을 높여 대장암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노믹트리는 세브란스병원을 시작으로 전국 병·의원에 얼리텍 대장암검사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병원에서 18만~20만원 정도에 검사할 수 있지만, 건강보험 급여는 적용되지 않는다.
지노믹트리는 미국에서도 임상 1상을 진행해 현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으며, 미국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을 경우 국내에서도 분변잠혈검사와 마찬가지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대장암 선별 검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미국에서 더 많은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더 많이 사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우선 국내에서는 앞으로 3년간 1차 의료기관 3000곳을 유통망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5년간 우리나라 국민 중 30%가량만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을 정도로 전날 장을 비워야하는 불편함, 장 천공에 대한 두려움 등이 많다"면서 "얼리텍 검사는 대장내시경을 대체하는 검사가 아니라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는 수요가 타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