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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정의당 '데스노트'

이충재 기자
입력 2019.04.01 02:00
수정 2019.04.01 06:07

민주당과 4.3재보선 후보단일화로 '견제기능 상실'

'찍히면 낙마'공식 이번에 안 통해…존재감도 없어

민주당과 4.3재보선 후보단일화로 '견제기능 상실'
'찍히면 낙마'공식 이번에 안 통해…존재감도 없어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018년 12월 7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연동형비례대표제 개혁을 촉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의당 '데스노트'가 사라졌다."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막을 내린 가운데 정의당의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정의당은 정부 고위공직자 인사에서 문제의 후보자로 지목한 인사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정의당 데스노트'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인사검증의 최종 감별사 역할을 해 왔다.

정부여당 입장에선 국회 내 유일한 '우군'으로 분류됐던 정의당마저 반대하는 인사를 임명하기엔 부담이 컸던 탓이다. 故노회찬 의원은 정의당의 이 같은 역할을 두고 "국민 상식에 따랐을 뿐"이라고 했다.

후보단일화 후 내다버린 '데스노트'

정의당의 역할이 사라진 데에는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4.3재보선 창원‧성산 후보단일화의 영향이 컸다.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여당과 정치적으로 한배를 탄만큼, 노골적으로 임명을 반대하며 '데스노트'를 꺼내긴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 철회하고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는데 정의당의 역할은 미미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앞서 정의당은 최정호 국토교통부‧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청와대가 인사과정에서 더 엄격해야 한다고 질타하면서도 '임명 불가 후보자'로 규정하진 않았다.

"민주당 2중대 자처했다" 비판에 '움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의당이 부적격 후보로 지목한 인사는 줄줄이 자진 사퇴했다. 초대 법무장관으로 내정된 안경환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를 시작으로 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이 모두 낙마했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4일만에 불명예 퇴진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당내에서도 인사검증에서 '결정적' 역할을 못한 점, 그에 따라 "정의당 스스로 민주당 2중대를 자처했다"는 비판을 받는 점 등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인사참사를 초래한 조국 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서둘러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중이고, 바른미래당은 "흠결이 가장 큰 박영선·김연철 후보자의 지명도 철회하라"는 입장이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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