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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롯데면세점, 올해 세계 2위도 흔들…2020년 1위 목표 멀기만

최승근 기자
입력 2018.09.27 06:00
수정 2018.09.27 08:02

인천공항 철수에 이어 월드타워점 취소될 경우 매출 4조원대로…3위로 밀릴 수도

하반기 실적에 따라 신라에 밀릴 경우 국내 1위도 장담 못해

롯데면세점 JR면세점 브리즈번 공항점.ⓒ롯데면세점

3년 전 신동빈 회장이 천명했던 ‘2020년 롯데면세점 세계 1위’ 청사진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올해 인천공항 철수를 비롯해 공항 입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데다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월드타워점의 취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서다.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매출 비중이 큰 탓에 올해 세계 2위 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7일 글로벌 면세전문지 무디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6.2조원의 매출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스위스 듀프리로 9.2조원, 3위는 5조원을 기록한 프랑스 라가르데르가 차지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15년 10월 인천 운서동 롯데면세점 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2020년 세계 1위 목표를 천명한 바 있다.

당초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실탄을 확보하고 이를 이용해 해외 면세점의 M&A와 신규 사업 등을 추진, 2020년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면세점 특허 문제로 신 회장 본인이 구속되고 호텔롯데 상장 또한 무기한 연기되면서 3년 전 다짐했던 목표 달성도 요원한 상황이다.

재계 일각에서 면세점을 중심에 두고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재계 4위의 롯데그룹이 총수 부재 사태까지 맞게 됐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제주공항을 시작으로 올해 인천공항, 김포공항까지 3번의 입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고, 임대료 문제로 인천공항 1터미널 3개 매장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국내 시장점유율이 30%대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다음달 신동빈 회장의 2심 선고에서 면세점 특허 관련 뇌물죄가 인정될 경우 월드타워점의 특허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인천공항점과 월드타워점이 각각 1조1200여억원, 57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 올해 매출이 1조5000억원 이상 감소해 4조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월드타워점의 경우 롯데면세점 연간 매출액의 평균 10% 가량을 책임졌던 매장인만큼 특허가 취소될 경우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월드타워점의 매출액은 2015년부터 2018년 1분기까지 면세사업부 전체 매출액 대비 각각 13.51%(2015년), 6.21%(2016년), 9.78%(2017년), 11.34%(2018년 1분기)의 비중을 차지해 왔다. 2016년 당시 특허 만료로 6개월 이상 폐점한 여파를 감안하면 월드타워점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평균 10% 초반대에 달한다.

이 경우 단순히 지난해 매출과 비교하면 1.2조원 차이가 났던 3위 라가르데르에 2위 자리를 뺏길 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0년 글로벌 1위 목표는 더욱 멀어질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지난해의 경우도 듀프리와 3조원가량 매출 격차가 있었는데 이를 좁히기는커녕 2위 자리마저 내줄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1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위인 신라면세점이 올 상반기 2조699억원의 매출을 올린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영업 상황에 따라 순위 변동도 가능한 상황이다.

인천공항 매장 철수와 공항 면세점 입찰에 실패하면서 내수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자 롯데면세점은 해외사업 확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내수 시장의 부진을 해외사업을 통해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면세점은 2012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현재 일본 긴자와 간사이공항, 미국 괌공항,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시내, 태국 방콕시내, 베트남 다낭공항, 나트랑 깜란공항에 총 7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롯데면세점은 호주 JR듀티프리의 매장 5곳을 인수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해외매출은 약 1500억원 정도로 6조원이 넘는 국내 매출과 비교하면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의 경우 해외에서 약 1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려 연간 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이 되지만 2위인 호텔신라가 상반기에만 4000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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