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정동영 "정의당보다 더 정의롭게 가는게 목표"
입력 2018.08.05 19:27
수정 2018.08.05 19:27
"첫 최고위원회의 '희망버스' 한진중공업에서 열겠다"
이후 쌍용차 분향소 방문 예고… 평화당 노선 '左클릭'
"첫 최고위원회의 '희망버스' 한진중공업에서 열겠다"
이후 쌍용차 분향소 방문 예고… 평화당 노선 '左클릭'
민주평화당 8·5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정동영 의원이 "정의당보다 더 정의롭게 가는 게 목표"라며, 당의 좌(左)클릭을 예고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우클릭'을 지켜보고만 있지 않겠다"며 "정의당보다 더 정의롭게 가는 게 민주평화당의 목표"라고 천명했다.
다음날 열릴 평화당의 첫 최고위원회의를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열겠다는 뜻도 밝혔다. 자신이 '희망버스'를 이끌었던 한진중공업 방문 이후에는 대한문 앞 쌍용차 분향소를 방문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선명 노선'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내일 아침 첫 기차를 타고 부산에 가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한진중공업에서 하겠다"며 "한진중공업은 7년 전 '희망버스'를 타고갔던, 이명박·박근혜 시절 가장 고통받았던 현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직된 해고자 노조 170명의 민주노조를 만나고, 한진가족대책위 식구들도 만나고자 한다"며 "부산 한진중공업을 다녀온 뒤에는, 쌍용차 분향소에 분향하겠다"고 예고했다.
나아가 "눈물 흘렸던, 고통받던 사람들 곁으로 민주평화당이 달려갈 때, 국민들이 존재감을 인정할 것이고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며, '현장 행보'에서 미약한 당 지지율의 상승 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를 위해 원내에서도 ▲임차인의 권리를 임대인과 대등하게 하는 '백년가게 특별법' ▲소상공인 간이과세 기준 금액 2배 상향 조정 ▲연 이윤 1억 원 미만 중소기업 법인세율 현행 10%에서 절반으로 하향 조정 등 '진보적' 법안 입법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11년 전인 2007년 대선에 출마한 바 있는 정 대표는 이날 대권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현재로서는 민주평화당이 의미 있는 당이 아니다"라며 "지금 민주평화당을 가지고 대선 운운하는 것은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음은 정동영 평화당 신임 당대표의 전당대회 현장 기자회견 일문일답 내용이다.
- 대표 당선을 축하드린다. 후반기에 더불어민주당에서 개혁입법·규제개혁을 추진하고 있고, 협치 내각과 연정도 이야기한다. 민주평화당의 역할이 중요한데 여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 당선연설에서도 강조했듯이 민주평화당의 존재 이유는 선거제도 개혁에 있다.
선거제도 개혁은 70년만에 낡은 제도를 혁파하는 것이다. 5·30 제헌 선거로부터 70년이 경과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70년 되면 고쳐야 한다.
30년 전에 대통령 뽑는 제도를 바꿨다. 직선제로 바꿨다. 직선제가 박정희 체제와 전두환 체제를 청산했다.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위해 30년만에 국회의원 뽑는 제도를 바꿔야 한다.
지금 국회는 귀족원이다. 박사·변호사·행정고시·장차관·국장·기업체 회장 모두가 기득권 대표들이다. 나를 포함해서.
이제 국회를 뜯어고치지 않으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소상공인들이 광화문에 모여서 궐기하는 게 아니라 소상공인당을 만들어서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
지금은 소상공인당이 나와도 경상도에서는 자유한국당을, 호남에서는 민주평화당과 민주당을 이길 길 없다. 선거제도를 고치지 않고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 300명 중에 농사 짓는 사람이 1명 밖에 없다. 농민당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농민이 5%면 15명 의원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다. 청년당이, 여성당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대한민국 정치가 확 바뀔 수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기대를 건다. 문 의장은 필생의 사업으로 선거제도 개혁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본다. 문희상 의장을 중심으로 5당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국회에 개헌안을 제출하면서 여야가 선거제도 개혁에 합의할 수 있다면 분권형 권력구조를 양보할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였던 시절의 공약이고 당론이었다. 대선후보 시절의 공약이었다. 당선 이후 국정과제였다. 하반기 국정목표의 최우선을 선거제도 개혁에 둘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하고자 한다.
그리고 자유한국당 김병준 대표는 과거 여러 차례 선거제도 개혁의 중요성을 피력한 적이 있다. 절체절명의 적기가 도래했다고 본다. 민주평화당은 모든 것을 선거제도 개혁에 걸겠다. 뭐든지 100%, 200% 협조하겠다.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인 한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국민의 운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내일부터 선거제도 개혁에 올인하겠다.
10년 전에 나는 비례민주주의포럼이라는 것을 한림대학교 최태욱 교수와 만들어 지금까지 활동해왔다. '민심그대로 선거제도'라는 말은 천정배 대표가 저작권을 갖고 있다. 관철을 위해서 당의 명운을 걸고 도전하겠다.
- 무엇보다 공동교섭단체 회복이 가장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인데, 이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용호·손금주 의원과 어떻게 할 것인가.
▶ 당장 내일부터 초미의 과제다. 17명 현역 의원과 총력전을 펼쳐서 조속한 시일 내에 교섭단체 복원을 위해 노력하겠다. 교섭단체가 복원돼야 선거제도 개혁 협상의 당사자로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 지지율 문제가 오랫동안 민주평화당의 발목을 잡아왔다. 존재감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구체적 복안을 말해달라.
▶ 내 (전당대회) 슬로건이 '자영업자·중소기업·농어민의 정당, 정동영과 함께' 이렇게 내걸었다. 소상공인 정당이 없기 때문에 민주평화당을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정당으로 만들겠다.
'백년가게 특별법'을 용산참사 유가족, 맘상모(맘편히 장사하고 싶은 상인들의 모임) 조직과 네트워크해서, 소상공인연합회와 함께 사회운동으로, 정치운동으로 추진해서 '백년가게 특별법' 제정에 나서겠다. 이게 자영업자와 함께 하는 길이다.
중소기업과 함께 하겠다. 1년에 1억 원 미만의 이윤을 내는 영세중소기업의 법인세율을 10%에서 절반으로 깎는 정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
그렇게 해봐야 재벌 대기업에 주는 비과세 감면혜택에 비하면 미미한 혜택이지만, 영세중소기업에는 가뭄의 단비같은 혜택이 될 것이다.
기술탈취, 납품단가 후려치기, 거래단절 보복의 3종 세트를 저지르는 게 재벌 대기업의 문화다. 이것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중소기업이 살 길이 없고, 중소기업이 살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9988. 대한민국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88%가 중소기업에서 일한다. 중소기업에 일하는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면, 중소기업 이윤율을 지금의 1~2%에서 OECD 평균인 6~7%로 올리는 게 중소기업을 살리는 길이다.
농민과 함께 하겠다. 민주평화당이 달려가겠다. 농민들의 가려운 점을 긁어주고, 농민들이 농민당을 만들어서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 개혁을 만들어내겠다.
나는 내일 아침 첫 최고위원회의를 한진중공업에서 하고자 한다. 첫 기차를 타고 부산에 가고자 한다. 한진중공업은 7년 전 희망버스를 타고갔던, 이명박·박근혜 시절 가장 고통받았던 현장이다. 7년 만의 방문이다.
임해공업벨트, 부산·창원·거제·목포·군산이 러스트벨트화 하는 것을 두고볼 수 없다. 막아야 한다. 이 정부는 산업정책이 빈약하다. 조선산업을 포기할 수 없다. 재부흥을 위해 머리를 맞대겠다. 복직된 해고자 노조 170명의 민주노조와 회사를 지원하는 친회사 노조 두 곳이 있다. 노조를 만나겠다. 한진가족대책위 식구들도 만나고자 한다.
눈물 흘렸던, 고통받던 사람들 곁으로 민주평화당이 달려갈 때 국민들이 존재감을 인정할 것이고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 믿는다.
- 우선 첫 전당대회를 통해서 대표로 선출된 것을 축하드린다. 대외적인 부분은 많이 설명해주신 것 같은데, 당 출입기자로서 봤을 때 이번 전당대회에서 내부 갈등 양상이 컸던 것 같다. 구체적인 갈등 봉합 방안이나 화합 방안을 설명해달라.
▶ 민주평화당은 가족 같은 당이다. 해봐야 17명, 함께 오손도손 당을 운영해갈 것이다. 공당을 만들겠다. 공당, 공적인 시스템이 작동하는 당을 만들겠다.
세 가지 원칙이 있다. 투명성, 개방성, 민주성의 세 가지 원칙을 가지고 17명 모두가 정동영의 당 운영에 흔쾌히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서 단합을 도모하겠다.
박지원 대표의 정치력과 협상력, 천정배 대표의 개혁적 열정과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역할을 잘 함께 해서 당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지금 대표의 말씀을 들어보면 평화당은 선명한 개혁노선을 표방하겠다는 것인데, 정치공학적이기는 한데 정의당의 지지율이 15%로 오르면서 왼쪽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평화당의 지지율이 오를만한 공간이 있겠는가.
▶ 정의당보다 더 정의롭게 가는 게 민주평화당의 목표다. 민주당의 우클릭을 지켜보고만 있지 않겠다. 초심을 지키라 요구하겠다.
2000만 촛불의 요구는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의 삶을 개선하라'는 팻말이 압축해서 상징하고 있다. 나의 삶은 개선되고 있나. 아니지 않는가.
이 더불어민주당 정부가 초심을 지키도록 하겠다. 재벌개혁, 지난 1년 동안 법이나 제도를 바꾼 것이 있는가. 없지 않는가.
1단계로 선거제도 개혁에 적극적으로 연대·동참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그 다음에 2단계 개혁입법연대로 가야 한다. 자유한국당이 발목을 잡더라도 공정거래법·상법개정안을 다 통과시킬 수 있다. 검·경 수사권 분리법안 다 통과시킬 수 있다. 왜 개혁연대를 망설이는가.
대전제가 있다. 선거제도 개혁에 응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소극적인 한 우리는 개혁입법연대에 동참할 수 없다.
- 대권 도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지금 민주평화당을 가지고 대선 운운하는 것은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선은 민주평화당을 당으로 만들겠다. 현재로서는 의미 있는 당이 아니다.
민주평화당 이름을 모른다. 아마도 정동영이 이름은 알 것이다. 이제 민주평화당 이름이 민주평화당 대표 정동영을 통해서 더 알려질 것이다. 당의 존재감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
내일 첫 번째 최고위를 부산에서 하고 싶다. 꼭 같이 동참해줄 것을 요청드린다. 부산 한진중공업을 다녀와서 쌍용차 분향소에 분향하고자 한다. 해고자 가운데 서른 번째로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49제가 다가온다. 우리 사회의 고통받는 자들, 고통받는 사람들, 눈물 흘리는 사람들, 그분들 곁에 다가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당의 방향으로 잡고자 한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