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샹 감독, 프랑스 황금세대 응집시킨 리더십
입력 2018.07.16 06:44
수정 2018.07.16 06:45
프랑스, 크로아티아 꺾고 역대 두 번째 우승
필요없는 선수 과감하게 내친 데샹 감독 선택
디디에 데샹 감독이 프랑스를 월드컵 우승으로 견인하며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데샹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는 16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에서 4-2 승리를 거두고 피파컵을 들어올렸다.
이로써 프랑스는 1998년 자국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통산 두 번째 정상에 등극했다. 원정 월드컵에서는 사상 처음이다.
데샹 감독은 20년 전 프랑스 대표팀의 주장으로 우승을 경험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감독으로 참가했다. 2012년부터 프랑스의 지휘봉을 잡은 데샹 감독은 곧바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발탁했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카림 벤제마를 배제하고, 팀의 결속력을 다졌다.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에서 독일에게 패했고, 2년 전 자국에서 열린 유로 2016에서는 우승에 근접했으나 포르투갈에 덜미를 잡혀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 데샹 감독의 메이저대회 세 번째 도전이었다. 특히 대회 개막을 앞두고 평가전에서 중용했던 좌우 풀백 벵자멩 멘디, 지브릴 시디베 대신 수비력이 뛰어난 뤼카 에르난데스, 벵자멩 파바르로 교체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또, 중앙 미드필더 블레이지 마튀디를 2선의 왼쪽에 포진시키며 수비에 무게감을 둔 전략이 주효했다.
프랑스의 황금세대는 평균 26세로 비교적 어린 연령대에 속한다. 하지만 데샹 감독은 선수들을 적절하게 응집시키고 원 팀으로 만들었다. 또, 능동적이고 노련한 전술 변화를 통해 실리를 챙겼다.
16강 아르헨티나전에서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였고, 8강과 4강에서는 수비적인 전술로 승리를 거뒀다. 재미없고 운이 작용했다는 비판이 잇따랐지만 결국 이기는 팀이 강팀이다.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전은 초반부터 잘 풀리지 않았다. 전반에 2-1로 앞섰지만 중원 장악력에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 이번 대회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수비형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를 후반 초반 빼고 스티브 은존지를 투입하며 승부사 기질을 보여주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데샹 감독의 이러한 과감성이 적중했다. 피지컬이 좋은 은존지가 가세한 이후 프랑스는 허리를 움켜쥔 채 안정감을 찾아갔다. 이후 폴 포그바, 킬리안 음바페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프랑스는 남미의 페루, 아르헨티나, 우루과이를 모두 제압했으며, 유럽의 벨기에와 크로아티아의 저항마저 뿌리쳤다. 아트사커가 아닌 다소 실리주의를 통해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프랑스는 우승할 자격이 충분했다.
데샹 감독은 마리오 자갈로, 프란츠 베켄바우어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