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별세]구본준의 역할과 진로는...향후 계열분리할 듯
입력 2018.05.20 15:14
수정 2018.05.20 15:57
전통따라 계열분리 전망...독립할 회사들 주목
회장 대행...당분간 경영승계 다리 역할
회장 대행...당분간 경영승계 다리 역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별세로 그룹 경영권이 4세인 구광모 LG전자 상무에게 승계되면서 구본준 부회장의 역할과 진로가 주목되고 있다. 장자가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에 맞춰 형제와 친족 경영인들이 따로 독립하는 전통을 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구 회장을 대신해 실질적으로 그룹을 경영해 온 구본준 부회장은 구 상무가 경영권을 승계 하면서 지금의 역할을 일정부분 유지하다가 그룹에서 별도로 독립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게 우세하다.
구본준 부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4형제 중 셋째다. LS그룹과 LIG그룹도 장자 승계 후 형제와 친족 경영진 퇴진이라는 전통을 그대로 따랐다. 구 회장의 회장 재임 당시 이들은 계열분리 과정에서 독립하는 수순을 밟아 왔다.
구인회 LG 창업주의 바로 아래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의 자손들은 지난 1999년 LG화재를 만들어 그룹에서 독립시킨 뒤 LIG그룹을 만들었다. 또 여섯 형제 중 넷째인 구태회, 다섯째 구평회, 막내인 구두회 형제는 2003년 계열분리해 LS그룹을 설립했다.
앞서 구본무 회장이 부친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받은 지난 1995년에도 LG반도체를 이끌던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유통사업을 담당하던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이 계열사 경영에서 손을 뗐다.
구본무 회장의 4형제 중 둘째(구본능 회장)와 넷째(구본식 부회장)도 일찍이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등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희성그룹을 설립해 독립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구본준 부회장도 이들과 같이 독립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 부회장은 현재 LG그룹 지주사인 (주)LG의 지분 7.72%를 보유한 2대 주주여서 이 지분을 밑천 삼아 일부 계열사나 사업부문을 분리해 독립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분을 후계자인 구 상무 등에게 매각하고 매각 자금으로 독립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 LG상사, 범한판토스 등 구체적인 회사명도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하게 정리는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독립을 하더라도 당장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부터 구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회장 대행 역할을 해 왔던터라 당장 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이 그동안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당장 독립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4세 경영승계에 따라 서서히 경영에서 손을 때고 독립을 준비하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