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년사 3대 핵심…평창‧핵단추·통남봉미
입력 2018.01.01 17:39
수정 2018.01.01 20:54
“핵단추는 내 책상 위에” 美 위협수위 높여
통미봉남서 통남봉미? 북핵 해법은 미궁 속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한국에 대화제의를, 미국에는 더 강경한 핵 위협 발언을 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대화제의에 환영의사를 밝혔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미 트럼프 대통령 ⓒ데일리안DB
1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주목할만 내용은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와 미국을 향한 핵단추다.
한국에는 대화의 손짓을, 미국에는 더 강경한 핵 대응을 예고한 것이다. 이를 놓고 전문가들은 북한이 통미봉남(通美封南)에서 통남봉미로 전술을 바꾼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통미봉남은 북한이 미국과 실리적 통상외교를 지향하면서 한국정부의 참여를 봉쇄하는 북한의 외교전략으로, 핵협상에서 북한이 주로 보여온 태도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신년사에는 그동안 위협을 반복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미 메시지가 거의 없다는 것도 특징”이라며 “선(先)대남-후(後)대미 정책으로 통미봉남 정책의 전술적 변화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년사로 꽉 막혀있던 남북관계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북핵문제가 여전한 이상 본격적인 관계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아울러 ‘북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내놓은 ‘평창 대표단 참가 용의’ 메시지 하나만으로 북핵 문제를 위한 북미 간 대화의 테이블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미국 본토 전역이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미국을 향한 칼날을 그대로 노출했기 때문이다.
설사 대화 테이블을 상정하더라도 북한은 여전히 한미 양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수용할 수 없는 핵무기 보유국 인정을 요구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문 대통령이 남북대화에 앞서 미국과 섬세한 조율이 필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그래도 새해 벽두인 1일, 북한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평창 구상’이 일단 힘을 받는 형국이다.
북한이 대표단을 파견할 경우 남북관계 개선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고,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도발로 퇴색한 ‘한반도 운전자론’에도 다시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념을 넘어서는 명분을 갖춘 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면 자연스레 남북 접촉이 이뤄지면서 관계 개선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게 문 대통령의 판단이다.
여기에 선수단과 별도로 북한 대표단이 내려오면서 남북 당국 간 만남이 성사된다면 남북관계의 해빙은 속도전 양상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김 위원장의 유화 제스처가 문 대통령의 한미 군사훈련 조정 검토 가능성을 공식화한 데 대한 화답의 성격이 짙다는 점도 향후 남북 당국 간 물밑 접촉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남북 간 긴장이 완화되면 북미가 대화에 나설 공간이 확보되고 이는 곧 북핵폐기를 위한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핵폐기가 궁극적 목표인 미국으로서도 남북 긴장완화가 북한과의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호기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고, 북한 역시 이를 마다치 않으리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