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곱씹은 우즈벡 주장, 불타는 필승 의지
입력 2017.09.05 00:17
수정 2017.09.05 21:38
한국전 앞두고 FIFA와 인터뷰에서 승리 열망 드러내
지난 월드컵 예선의 아픔 떠올리며 홈팬들에게 승리 다짐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의 간절한 만큼이나 홈에서 최종전을 치르는 우즈베키스탄(FIFA랭킹 64위)의 각오도 비장하다.
약 3000만에 달하는 우즈벡 국민들 사이에서 축구는 가장 인기가 높은 스포츠다. 하지만 1991년 소련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한 번도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했다. 우즈벡은 늘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번에도 쉽지 않다. 기필코 러시아월드컵에 진출하겠다는 꿈을 꾸던 우즈벡은 현재 조 4위로 밀려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약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만큼 한국전에 거는 기대가 크다.
우즈벡 국민들은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을 그리고 있다. 당시 한국을 1-0으로 꺾고 결승에 올라 금메달까지 획득했다. 그때가 한국전 유일한 승리다. 역대전적 가운데 유일한 승리(1승3무10패)다.
우즈벡 대표팀의 공격형 미드필더이자 정신적 지주인 ‘주장’ 오딜 아흐메도프(30)도 입을 열었다. 아흐메도프는 4일(한국시각) 국제축구연맹(FIFA)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전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우즈벡은 5일 자정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을 치른다. 중국 원정에서의 예상 밖 0-1 패배와 시리아의 분전으로 최종예선 A조 4위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한국을 이기면 조 2위가 돼 월드컵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아흐메도프는 “한국-우즈벡전은 마지막 기회”라면서 월드컵 진출에 대한 절실함을 표출했다. 이어 “홈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할 의무가 있다. 타슈켄트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월드컵 예선을 떠올렸다. 아흐메도프는 “지난 월드컵 예선에서 한국과 승점이 같았다. 하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월드컵의 꿈을 접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우즈벡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 이란에 막혀 조 3위에 그쳤다. 플레이오프로 미끄러진 우즈벡은 요르단과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하며 월드컵 진출이 좌절됐다.
하지만 우즈벡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홈경기 성적이 뛰어나다. 최종예선 4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란과 경기에서 0-1로 진 것이 마지막 패배다.
한국도 우즈벡 원정 최근 3경기에서 1승2무로 성적이 매우 좋다. 그러나 이번 최종예선에서는 원정 4경기에서 1무3패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란은 파훼법을 찾지 못했고, 공한증에 시달리던 중국에도 졌다. 최종예선에서 탈락한 카타르에도 졌다. 그만큼 원정에 약했다.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은 그라운드와 관중석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워 그 함성이 오롯이 그라운드를 덮을 수 있는 환경이다. 홈에서 강한 우즈벡 원정경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다.
따지기 싫은 경우의 수에서 벗어나려면 우즈벡전을 무조건 승리로 장식해야 한다. 무승부가 되면 시리아-이란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패하면 플레이오프에도 나가지 못하는 초유의 참사를 맞이할 수도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홈에서 30여년의 한을 풀려는 우즈벡의 필승 의지는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축구가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