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원유철, 보수의 심장 TK서 정면충돌은 피해
입력 2017.06.28 18:59
수정 2017.06.28 19:01

자유한국당 당권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던 홍준표 후보와 원유철 후보가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정면충돌을 피했다.
28일 경북 경산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서 그간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던 두 후보가 원색적인 비난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까지 날선 발언을 주고받았던 두 후보가 정면충돌 하지 않을 것임은 시작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토론회 시작시간이 다가오자 홍 후보와 원 후보를 포함한 당 대표 후보들과 최고위원 후보들이 장내로 입장했다.
홍 후보가 연단 앞에 마련된 후보석에 먼저 앉자 원 후보가 다가와 홍 후보에게 인사를 건넨 뒤 악수를 청했다. 홍 후보도 원 후보의 악수에 응했고 원 후보도 악수 후보석에 앉았다.
전날 밤 MBC에서 진행된 한국당 대표 후보자 100분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보여줬던 신경전에 비한다면 다소 완화된 분위기였다.

원 후보는 전날 TV토론회에서 홍 후보를 겨냥해 “혹시 정치자금법 (재판) 때문에 야당 대표가 되면 법에 일종의 정치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차원에서 출마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이 많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원 후보는 “그럼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당 대표도 했고 대통령 후보도 했던 분이 당이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 시점에서 굳이 당 대표에 나와서 당원과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야 하는지”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에 홍준표 후보는 “그런 사람을 왜 대선 후보로 내세웠냐. 당에서 64% 이상 압도적 지지로 대선 후보에 내세울 때는 그 논쟁이 안 됐느냐”며 반박했다.
이어 그는 “아마 원 의원이 준비를 좀 해야 할 것”이라며 “보좌관도 산업은행 건으로 구속돼 있는데 보좌관이 친구 아니냐. 그 재판 뿐 아니라 다른 것은 없는지, 아마 이 정부에서 검찰이 정비되면 대대적 사정을 들어올 것이니 거기에 좀 대비하길 바란다”고 쏘아붙인 바 있다.
이날 당 대표 후보에게 주어진 10분간의 정견발표에서도 원색적인 비판을 삼가는 분위기였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원 후보는 “대구경북지역이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홍 후보의 당선을 위해 피눈물 나게 선거에 임하신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원유철이 이번 한국당 당 대표가 돼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에서 압승하고 승리하는 것으로 은혜를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원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가 적당히 (지난)대통령선거의 연장선이 돼서는 한국당의 미래가 없다”며 “강한 정당이라는 것은 막말과 비아냥하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의 지지가 전폭적으로 뒷받침되는 정당”이라고 우회적으로 홍 후보를 비판했다.

합동토론회에서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홍 후보는 “우리 당을 새롭게 만들고, 혁신에 또 혁신을 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하려면 이번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으로 저를 좀 신임을 해주셔야한다. 그렇게 해야지 쇄신을 저해하고 방해하는 세력을 물리치고 쇄신을 할 수 있다”며 원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친박계를 견제하는 수준의 발언에 머물렀다.
합동토론회 이후 홍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 후보와의 갈등이 회복된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갈등은 없다. 괜히 대들어서 문제지”라며 웃어 넘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