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 넘친다던 특검증거가 진술조작?....혐의입증은 커녕 신뢰 추락
입력 2017.06.02 18:50
수정 2017.06.08 00:56
<이강미의 재계산책>강요·추측에 의해 꾸며진 진술조서...특검측 증인들 증언통해 속속 드러나
승계 목적 전방위 청탁·압력 주장 특검에 치명타...재계·네티즌 "이재용 풀어줘라" 목소리 커져
<이강미의 재계산책>강요·추측에 의해 꾸며진 진술조서...특검측 증인들 증언통해 속속 드러나
승계 목적 전방위 청탁·압력 주장 특검에 치명타...재계·네티즌 "이재용 풀어줘라" 목소리 커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 대한 '뇌물공여 여부'를 가리는 재판이 중반부를 넘어선 가운데, 재판이 진행될수록 ‘증거가 차고 넘친다’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혐의를 입증할 명확한 물증을 제시하지 못한채 증인들의 진술조서가 임의로 ‘조작’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판에서 특검측이 증인신문을 위해 부른 증인들의 입을 통해서 밝혀지고 있다. 이들은 특검측에 의해 작성된 진술조서가 추측이나 강요에 의해 작성됐거나, 혹은 증인들이 하지 않은 말까지 기록돼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따라 특검측은 ‘뇌물죄 혐의 입증’은 커녕 진술조서의 신뢰성에 치명타를 입으면서 바닥까지 추락하는 모습이다. 특히 특검 조사 당시부터 이재용 부회장을 ‘뇌물프레임’으로 엮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강요에 의한 ‘끼워맞추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던 터라, 특검측의 강압수사와 진술강요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유경 환경부 사무관 "삼성바이사업, 모두 특검에서 들은 내용"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제 23차 공판(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7부 부장판사 김진동)이 열린 2일 특검 측 증인으로 나온 김유경 환경부 사무관의 진술조서내용이 증인이 하지 않은 말이 대부분이거나 이번 재판과 연관이 없어, 방청객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왜 증인으로 불렀는지 모르겠다”는 빈축을 샀다.
김 사무관은 “진술서에 있는 내용 모두 증인이 말한 것인가, 아니면 검사가 말해준 내용도 일부 포함돼 있나”라는 변호인단의 질문에 “석여 있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진술서도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것을 검사가 정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진술서에 기재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설립과 사업계획 등에 대한 내용이 모두 특검에서 들은 내용”이라면서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적용 제외라는 현안이 있었다는 내용도 조사 당시에 새롭게 알게 됐다”고 증언했다.
특히 특검측 진술조서에 ‘대통령과 이재용 독대에서 화평법에 대해 감사하는 것 같다’고 기재된 것과 관련, “검사가 수첩을 보여주며 의견을 물었다”며 “수첩을 보고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답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고, 여러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일부인 것 같다”면서 “당시에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만 알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앞선 공판에서도 이같은 상황은 매번 연출됐다. 정유라 승마지원 관련해 특검측 증인이었던 김찬형 전 비덱스포츠 직원(2017년 5월 10일 제11차 공판)의 경우, 특검에서 ‘최순실, 황상수, 안드레아스가 독일에서 만난 후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지만, 법정에 선 그는 “최순실이 덴마크에서 누굴 만났는지 모른다”면서 “특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검사가 ‘황성수 안드레아스 미팅’이야기를 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특검에서 정유라가 비타나V, 살시도 등을 계속 탔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 “올해 특검 사무실에서 장남수(전 비덱스포츠 직원)와 조서를 쓰면서 당시 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전에는 몰랐다”면서 “특검에서 ‘틀렸다’고 할 수는 없어서 동의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박원오 "최순실, 삼성 합병 얘기한 적 없다"...진술조서 180도 뒤짚어
압권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2017년 5월 31일 제 21차 공판)가 증인으로 나왔을 때다.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을 ‘승계’와 연계해 ‘뇌물공여’혐의로 구속시킨 결정적인 진술을 뒤엎은 것이다. 마장마술 명마 살시도의 소유권 문제로 최순실(서원)이 크게 화를 냈을 당시, "최순실이 혼잣말로 ‘삼성도 내가 합치도록 도와줬는데 은혜도 모르는 놈들이다’라고 얘기한 것을 들었다”고 박 전 전무가 진술했다고 특검측은 주장했다.
그런데 박 전 전무가 법정에서 이를 180도 뒤짚은 것이다. 그는 “최서원이 혼잣말로 ”도와줬는데 은혜도 모르는 사람들이다“라고 한 것은 정확히 들었으나, 앞에 정확하게 합친다인지 모라고 했는지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병’ 이나 ‘삼성’이란 말도 들은 적 없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특검측 진술조서의 신뢰성에 치명타를 입혔음은 물론이다.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 "바로 잡으러 나왔다"...증인 중 첫 공식 문제제기
삼성물산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 승계를 위한 것으로, 청와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전방위적인 '청탁과 압박'한 것으로 의혹을 품고 있는 특검이 이를 입증하기 위해 증인으로 내세웠던 증인들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곤 했다.
심지어 김학현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2017년 5월 26일 제19차 공판)은 이번 재판 에 나섰던 증인들 중 처음으로, 자신이 직접 조서내용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서 “진술조서가 잘못돼 이를 바로잡으러 나왔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김 전 부위원장은 “1차 조사때(2016년 1월 8일) 최 비서관과 통화내용에 관해 기재된 조서내용은 내가 한 말이 아니다”면서 “이를 법저에서 바로 잡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담당 검사가 본인이 한 말을 마치 제가 답변한 것처럼 적은 것”이라면서 “조사 당시 최 비서관이 전화하지 않았느냐는 특검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수차례 얘기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가 ‘저론 스토리 아니겠느냐’며 ‘그래야 앞 뒤가 맞다’고 얘기해서 제가 기억력이 좋은 편도 아니고, 빨리 자리를 피하고 싶어서 동의했다”고 털어놨다.
◆최상목 전 청와대 비서관 "그건 검사님 생각이시고..."
이 뿐 아니다. 삼성물산 합병 후 순환출자연결고리 해소과정서 처분주식수 결정과정시 ‘공정위(김학현 부위원장)-청와대(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를 연결하는 중요한 핵심증인으로 지목됐던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2017년 6월 1일 제22차 공판)도 “김학현에게 2015년 11월 17일 ‘삼성이 불만이 많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에 내가 잘 알지도 못하던 시기”라며 “검사에게도 이런 말 한 적 없다고 여러번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전 비서관은 “법리해석상 모두 가능한데, 900만주로 하면 시장충격이 커지는 단점이 있고, 500만주로 하면 삼성에 특혜라는 단점이 있었고, 그렇다면 효과에 대한 정책적 판단이 우선시된 것이냐?”는 특검측 질문에 “그건 검사님 생각이시고...”라며 응수하기도 했다.
이처럼 증인들은 한결같이 특검 조사당시 관련내용에 대해 “검사님께 처음들었다” “들은 적 없다” “말한 적 없다”고 밝혔는데도, 특검측은 버젓이 증인들이 말한 것으로 진술조서를 꾸민 것이다.
◆"증거없이 구속수사?...마사이족 수준의 재판"...거세지는 네티즌 비난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계와 각 포털사이트에는 특검에 대한 비난의 글들과 함께 “이재용 부회장을 왜 구속하는지 모르겠다” “(이재용 부회장을) 당장 풀어줘라”라는 말과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은 “증거도 없이 구속수사라, 후유증이 심할 것 같다”(twin****),"삼성의 모든결정 사항을 로비라고 하고 박근혜가 봐준거라면 삼성회장은 박근혜냐? 먼지까지 모아서 이재용구속 삼성공중분해가 특검의 목표"(rns****), "확실한 것도 없이 대충 들은거로 삼성을 엮은거냐, 특검 점점 수상하다”(dunh***), “특검을 특검해야 한다. 강요와 압박에 의한 진술...언젠가는 이 마사이족 수준의 재판을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good****)는 등 특검을 비난하는 들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또한 “누가봐도 저들이 삼성지원을 얻어내려고 노력한거 같은데, 삼성은 대통령의 요청에 의해 승마협회 회장사를 수락한 순간부터 늪에 빠졌다”(only****)는 글과 함께, 황 아무개씨는 “삼성 본부를 미국으로 옮겨간다고 해도 아무 말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은 권력앞에 약자일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억울하게 됐다”면서 “특히 기업이 경영적 판단에 의해 결정한 것 까지도, 큰 사건이 터지면 억지로 연결시키면서 죄인취급하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쯤되면 재판부도 현명하게 판단하시리라 믿는다"면서 "하루속히 모든 혐의에서 벗어나 경제활동에 매진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재판에 이재용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번 재판도 점점 후반부를 향해 달리고 있다. 국민들은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재판을 지켜보고 있다.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